씨티그룹, 한국 등 13개국서 소매금융 사업 손뗀다
기업금융 등에 집중하기로
[경향신문]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2004년 씨티그룹이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한국씨티은행은 대신 기업금융과 자산관리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14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아시아,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의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을 포함한 해당 지역 내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한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영향의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씨티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그대로 남겨 영업을 이어가되,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등 소비자금융사업은 완전 철수한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15일 “씨티그룹의 이러한 사업전략 재편을 통해 한국에서는 고객, 임직원,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쟁력과 규모를 갖춘 사업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업금융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최적의 방안을 검토해 수립한 뒤 실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결정은 초저금리와 금융 규제 환경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씨티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보다 32.8% 줄었다.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예수금 시장 점유율도 2017년 2.11%, 2018년 2.06%, 2019년 1.95%로 하락세를 보였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결정한 셈이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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