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작품 가리고 수정되고.."신중한 논의"
[KBS 제주]
[앵커]
제주 4·3은 이제 이념 논쟁을 넘어 화합의 길로 나아가고 있죠.
그런데 4·3의 산실이자 상징이 된 평화기념관에는 정치와 이념 갈등 등의 문제로 아직도 걸리지 못하는 예술작품이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0년 이승만 정권 당시 예비검속 집단 학살을 표현한 박불똥 작가의 설치미술.
하지만 원작에 나온 미국 시사주간지속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은 검정 판으로 가려졌습니다.
벽에 비추도록 한 이 전 대통령의 제주도 순시 영상도 작동이 멈췄습니다.
당시, 기념관 개관전 4·3 중앙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이명박 정권과 보수단체의 반발을 우려해 수정 후 전시한 겁니다.
[서중석/전 4·3 중앙위원회 소위원회 위원 : "(보수단체 등에서)기념관 전시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나왔던 것이 기억나고, 그래서 기념관 본뜻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을 기해야겠다."]
해당 작가는 예비검속에 대한 당시 국가 책임을 표현한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볼지는 관람객들의 몫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원작이 전시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한 관람객들의 생각은 다양합니다.
[배민정/관람객 : "막상 보면 3자의 입장으로 보는 게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사진이 없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김경환/관람객 : "모든 예술 작품들이나 세세한 내용까지도 전파가 돼서 역사는 숨길 수 없다."]
오라리 방화사건을 표현한 만화가 김대중 씨의 작품.
이 작품은 미국 백악관이 표현됐고, 붉은색이 많이 들어갔다는 이유 등으로 전시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작품은 당시 흰 판으로 가려졌고 지금은 오라리 흑백 사진들로 대체됐습니다.
당시 예술감독은 "작가의 표현이 허용돼야 했지만 당시 정권 등에 대해 제주도가 염려가 많았다"며, "역사를 재현하는 만큼 문화적 정치적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평화재단 측은 공원기념관 운영 자문위원회가 꾸려진 만큼 시대상에 맞는 전시물과 개관 때 전시하지 못한 작품들에 대해서 신중하게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김민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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