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화항체 검사법 ELISA, EUA(긴급사용승인)허가 필요하다

이병문 2021. 4. 1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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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2회 마쳤어도 중화항체 형성이 가장 중요
면역여권 발급 기준은 중화항체..검사 활성화 필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인데, 이제 관심은 백신접종 후 항체가 어느 정도 재감염을 막고 감염으로 생긴 중화항체의 방어면역이 얼마나 오래 강하게 지속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바이러스와 결합해 세포의 침투를 무력화시키는 항체이다. 일반적인 결합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중화항체만이 면역력의 핵심 항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중화항체 생성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감염 후 항체 형성과 면역 유지 기간 등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만한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15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독일 신경퇴행질환 센터'(DZNE) 과학자들이 지난해 1차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4~6월 독일 본지역 주민 5300여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SARS-CoV-2) 항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에 감염돼 생긴 중화항체는 5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미국 보스턴 소재 '브리검 앤드 위민스 호스피털'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저널 '셀'(Cell) 논문에서 중증도가 '중간'과 '약함'에 해당하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20%만 감염 후 몇 달간 중화항체를 유지한다고 보고했다. 나머지 경증 환자는 회복 후에 항체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국 듀크대와 국립 싱가포르대가 공동 설립한 '듀크-앤유에스 의대'(Duke-NUS Medical School) 연구진은 지난달 '랜싯 마이크로브'( Lancet Microbe) 논문에서 코로나19 환자의 11.6%는 아예 항체가 형성되지 않고, 26.8%는 항체가 생겨도 빠르게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40%가 회복한 뒤에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신속한 중화항체 검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백신 접종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제 코로나19의 면역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가장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지는 2020년 7월호에서 "연구자들은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 중 하나로 코로나19의 면역이란 무엇이며 면역력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모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도 백신 접종 후 감염자가 나오는 이유를 개인별 면역력이 다른 데서 찾았다. 백신 접종 후 개인에 따라 항체형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은 인위적으로 중화항체를 만들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후 중화항체농도를 측정함으로써 방어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백악관 수석 의학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도 중화항체가 방어적 면역성의 기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우바이오메디카 신영길 대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감해도 정치·경제학적 측면에서 언제 거리두기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해도 될지, 각 나라의 국경 봉쇄는 언제 해제해도 될지 등을 결정하려면 항체검사 결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표준 중화항체검사는 세포배양법(PRNT)인데 감염 위험이 높아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다룰 수 있는 BSL3 시설을 갖춘 곳에서만 가능하다. 반면에 ELISA검사법은 대부분의 검사실에서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용화된 ELISA 중화항체 검사법을 EUA(Emergency Use Authorization·비상 사용 승인)허가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FDA는 중화항체 진단시약(cPass® ELISA kit)을 EUA허가 해준 바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중화항체 진단시약을 허가해주고 있다. 이제는 방역만이 아니라 면역성에 관한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자신이 중화항체가 있는지 면역력이 있는지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5일 현재 백신접종자가 130만명에 달하고, 면역여권 발급 얘기가 나오면서 중화항체를 가졌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늘고 면역성(방어력 역가 및 지속기간)에 관한 관심이 높다. 다우바이오메디카 신영길 대표는 "면역여권은 백신을 2회 맞은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중화항체를 가졌는지까지 확인해야 안전하다. 백신을 맞고도 방어력이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항체역가가 기준치보다 낮은 사람은 백신을 추가 접종할 필요가 있다"며 "ELISA 중화항체 검사법의 EUA허가가 이뤄져 중화항체 검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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