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사형도 모자라 '가압류'까지.."육군·검찰이 2차 가해"

정재훈 2021. 4. 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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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 당시 살인 누명을 쓰고 희생된 사형수가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유족에게는 형사보상금이 지급됐는데, 검찰과 육군이 이 보상금이 부당이득이라며 반환소송을 제기하고, 유족의 집까지 가압류 해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6.25 전쟁 당시 우익 인사를 살해한 혐의로 육군 중앙고등군법회의에서 사형이 선고된 고 전재흥 씨.

전 씨는 재판 12일 만에 대전 골령골에서 총살됐습니다.

전 씨의 딸은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2011년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재심에서 전 씨는 우익인사를 살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수사기관으로부터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한 점이 밝혀져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법원은 유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뿐 아니라 수사기관의 고의 또는 과실책임이 있다며 국가가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유족에게 지급된 형사보상금은 3,700만 원.

그런데 검찰과 육군 측은 부당이득이라며 2016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미 골령골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가배상금으로 유족에게 1억 원이 지급된 만큼 형사보상금을 중복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검찰과 육군은 소송을 진행하며 유족의 자택까지 가압류했습니다.

[전미경/고 전재흥 씨 유족 : "아버지 돌아가셔서 골령골에 70년간 방치해 놓은 것도 억울한데 육군본부고 검찰청이고 그게 그렇게 탐나면 와서 가져가라고 해요."]

육군은 주 소송 수행자가 검찰이기 때문에 군이 나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검찰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고, 가압류는 통상적인 절차라고 밝혔습니다.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1심은 검찰과 육군, 항소심은 유족이 승소한 가운데 대법원은 4년 넘도록 법리 검토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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