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자들 "인건비도 안 남아요".. 대전·세종 주택거래 절벽

최두선 2021. 4. 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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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한 건 거래시켰어요. 가게 임대료야 내겠지만, 제 월급이 없네요." 세종시 어진동에서 4년째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 얼굴은 화창한 봄날과 어울리지 않게 어두웠다.

지난해 역대급 수준의 거래량, 전국 최고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던 지역 부동산시장이 싸늘히 식은 탓이다.

지난해 주택가격 상승률 37.05%로 전국 1위를 기록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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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거래량 전년 대비 45.5~62.9% 급감
가격급등·정부 부동산정책 맞물린 탓
세종 아파트 매도세로 돌아서기도
중개업자들 "인건비 건지기도 어렵다" 하소연
세종시 신도심 아파트 전경

"이번 달에 한 건 거래시켰어요. 가게 임대료야 내겠지만, 제 월급이 없네요." 세종시 어진동에서 4년째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 얼굴은 화창한 봄날과 어울리지 않게 어두웠다. 지난해 역대급 수준의 거래량, 전국 최고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던 지역 부동산시장이 싸늘히 식은 탓이다.

지난해 주택가격 상승률 37.05%로 전국 1위를 기록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 부동산 규제 강화, 공시가 급등에 따른 세 부담 등이 배경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는 매수자 우위로 전환됐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2월 세종지역 거래 주택 건수는 538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452건) 대비 무려 63% 감소한 수치다. 이 가운데 공동주택(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1,401건에서 471건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세종지역 부동산 시장이 거래 절벽 모습을 보이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강화된 부동산 관련 대책이다. 지난해 세종시 주택가격 누적 상승률은 37.0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가격은 올랐지만, 주택 거래를 위한 대출규제는 강화하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올해 급등한 주택 공시가격은 세종지역 부동산 시장에 더 큰 한파를 몰고 온 것으로 전망됐다. 세종시에 따르면 올해 지역 아파트 공시가격은 70.68% 상승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19.08%)의 세 배가 넘는 상승률이다. 새롬동 새뜸6단지의 공시가의 경우 2018년 3억6,000만 원에서 올해 8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가 급등으로 각종 세 부담을 느끼고 물건을 내놓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세종 지역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 우위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1주 세종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4.6으로 전주(104.5) 대비 9.9포인트 빠졌다. 세종에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12월 이후 1년 반만이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수요,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세종 신도심 한 공인중개사는 "10%가량 저렴한 물건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하락 가능성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대차 3법도 세종의 주택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나 월세를 놓은 주택은 계약만료 시점에 맞춰 매매를 하는데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니 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집주인이 ‘입주 가능한 물건’으로 집을 내놓을 수 없으니, 매매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종은 ‘전세 난민 천국’으로도 불릴 정도로 전세 거주 비율이 높다.

부동산 거래 급감은 대전도 비슷하다. 올 1~2월 대전지역 주택매매는 전년 동기(4,099건) 대비 절반 수준인 2,232건을 기록했다. 대전의 주택 공시가격 상승률도 20.57%로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

세종=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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