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청량사 '삼각우송' 안동 '김삿갓 소나무' 등..경북, 보호수에 얽힌 전설 책으로

백경열 기자 2021. 4. 1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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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권 발간, 관광에 활용

[경향신문]

경북 봉화 청량사에는 곧게 뻗은 줄기 위로 3개의 가지로 나뉘어 뻗어나가는 모습을 한 소나무가 있다. ‘삼각우송’(三角牛松·사진)이라 불리는 이 나무는 마을의 한 농부가 뿔이 셋 달린 소를 절에 시주하면서 생겼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소는 성질이 포악했지만 절에서 깨달음을 얻은 듯 차츰 고분해졌고,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소가 죽은 뒤 스님은 절집 앞마당에 묻어줬고, 그 자리에 나무가 자랐다. 청량사 스님들은 이 소를 중생의 구원자인 지장보살의 화신이라 칭송했다.

경북도는 이처럼 보호수에 얽힌 이야기를 발굴해 책으로 펴낸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도는 지난해 4월부터 예산 9500만원을 들여 경북 지역 보호수에 얽힌 전설과 민담, 설화 등을 조사하고 지역의 문화·관광자원과 연관된 이야기를 수소문했다. 경북도는 책 표지 디자인과 편집, 홍보방안 등을 논의한 뒤 이달 말쯤 300권의 책을 발간한다.

도는 현재 소나무, 느티나무, 버드나무, 은행나무, 향나무, 팽나무 등 2026그루(59종)의 보호수를 지정·관리하고 있다. 이 중 책 속에서 ‘이야기의 옷’을 입게 되는 나무는 302그루다. 책에는 나무와 관련한 인물, 역사, 유적 등 문화유산도 함께 실린다.

책에서 다루는 보호수 이야기로는 <택리지>에서 “신라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싹이 터 자란 나무”라고 전하는 영주 부석사 조사당의 ‘선비화’, 사람들의 소원과 하소연을 들어주는 칠곡 대흥사의 ‘말하는 은행나무’,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이 삿갓을 벗어놓고 쉬어 간 뒤부터 나무가 그가 쓰고 다녔던 삿갓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전하는 안동 신전리 ‘김삿갓 소나무’ 등이 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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