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함께 아프간 전쟁 20년.. 나토도 주둔군 철수한다
미국과 함께 20년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른 유럽 안보동맹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미군 철군에 맞춰 아프간 주둔군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4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함께 아프간에 파병했고, 함께 태세를 조율했으며, 함께 철군하기로 결의했다”면서, 나토 회원 30국이 5월 1일까지 아프간 철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견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함께했다.
나토군은 2001년부터 아프간에 미국과 함께 주둔해왔으며, 현재 아프간 정부군 훈련 등을 담당하는 비전투 병력 7000여 명이 남아있다. 앞서 미국이 9월 11일을 철군 완료 시점으로 제시한 것과 달리,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나토 철군에 대해선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만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끝없는 전쟁을 끝낼 때가 됐다”며 아프간 주둔 미군 3500여 명을 9·11 테러 20주년 기념일까지 모두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연설한 장소는 백악관 트리티룸으로, 이 방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7일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탈레반에 대한 보복 공습을 발표하며 전쟁의 서막을 연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카에다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분해됐다. 전쟁을 벌였던 애초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슬람 무장 세력인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에서 세력을 확장한 만큼 ‘승전’ 선언은 하지 못했다. 바이든은 “이젠 미군이 집으로 돌아올 때”라며 “난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한 네 번째 대통령이다.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떠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바이든은 특히 “탈레반과 전쟁을 또 시작하기보다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점점 더 강경해지는 중국으로부터 우리가 직면한 극심한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고 중국의 위협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이번 철군이 미 외교 안보 구상의 조정과 맞닿아있다는 의미다.
미 보수 진영 등에선 미국이 사실상 탈레반에 패퇴 선언을 한 것이며, 미군과 나토군의 갑작스러운 철군으로 아프간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급작스러운 철수는 심각한 실수”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은 “미국은 군사적으론 관여하지 않지만, 외교적이고 인도적인 임무는 계속할 것”이라며 “아프간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탈레반은 우리가 철수하는 동안 공격하면 우리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과 우방을 지킬 것이란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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