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유전무병 무전유병'.."백신 특허를 풀어라"
[뉴스데스크] ◀ 앵커 ▶
결국 부자 나라인지, 가난한 나라인지 그 차이 때문입니다.
중위권 이상 나라에서 백신의 90%를 가져갔습니다.
모두가 살기 위해서 백신 기술을 공유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부자 나라들의 반대로 지금은 각자 도생이 됐습니다.
김정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탄자니아 공원에 있는 임시 천막.
사람들이 줄줄이 증기를 쐬고 나오는데, 한편에서 장작을 때 솥에서 끓이는 건 생강과 레몬입니다.
[존 마구풀리/탄자니아 대통령] "코로나19에 걸린 제 아들이 수증기를 흡입하고 레몬과 생강 주스를 마신 뒤 완치됐습니다."
확진자 수조차 집계하지 않으면서 이런 엉터리 주장을 했던 탄자니아 대통령.
지난달 갑자기 숨졌는데, 사인이 코로나로 추정됩니다.
이웃 나라 대선 후보도 선거 당일 코로나로 숨졌습니다.
[기브리스 콜레라/콩고 야당 대선 후보] "저는 죽음과 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변화를 위해 꼭 투표하십시오."
현직 대통령이 사망할 정도지만 아프리카 대륙 백신 접종률은 1%.
아프리카 28개국을 포함해 전세계 50개 나라는 아예 0%, 단 1명도 백신을 맞지 못했습니다.
16세 이상 전 국민이 1번 이상 백신을 맞은 이스라엘, 접종률이 91%나 되는 아랍에미리트, 60%에 육박하는 영국, 미국 등과 차이가 나도 너무 납니다.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 "충격적일 정도의 백신 불균형입니다. 87% 이상은 고소득 또는 중산층 국가로 갔고, 저소득 국가는 0.2%에 불과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을 공평하게 나누려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 '코백스'를 만들었지만,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자 나라들이 제약회사들에 웃돈을 주고 인구 대비 최대 6배나 많은 물량을 싹쓸이해 이미 올 초 영국의 한 여행사는 아랍에미리트에 가서 백신을 맞는 1천5백만 원짜리 호화 여행상품을 내놨을 정도입니다.
반면 다른 지역은 세계 백신공장 노릇을 하던 인도까지 자기 나라가 급하다며 수출을 중단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존 응켄가송/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 "대재앙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 계획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겁니다."
백신 생산량 증가를 위해 일부 국가들이 작년 말과 올해 3월 두 번이나 세계무역기구에 특허권 일시 정지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WTO 사무총장(지난달 23일)] "저소득 국가들이 백신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급기야 고든 브라운 영국 전 총리 등 원로 정치 지도자 70여 명과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노벨상 수상자 1백여 명도 백신 기술을 공유해야 한다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에게 촉구했습니다.
문제는 부자 나라 몇 곳만 집단 면역을 이룬다고 해도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이 적극적으로 백신을 나누고, 특허권도 풀어 생산 속도를 높여야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클라우스 슈바프/세계경제포럼 회장] "모두가 백신을 맞기 전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MBC뉴스 김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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