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男엔 "대출 가능" 50·60대 女엔 "엄마, 난데"

김준영 2021. 4. 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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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딸을 사칭하는 메시지에 곧바로 신분증과 신용카드 사진, 계좌비밀번호를 전송했다.

범인은 이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A씨 명의의 휴대전화와 계좌를 개설한 뒤 A씨의 계좌에서 1억6900만원을 인출했다.

메신저피싱 피해자의 나이를 보면 50대(43.3%)와 60대(42.5%)가 전체의 85.8%를 차지했다.

대출 빙자형 피해의 경우 40·50대 남성의 피해액이 38.7%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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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피싱 피해비중 11%P 급증
금융 안내문자 빙자·자녀 사칭 등
연령·성별 취약점 파고들어 '주의'
#“엄마, 아침에 출근하다가 핸드폰 액정이 깨져서 대리점에 맡겼더니 급한 연락할 때만 쓰라고 빌려줬어. 문자랑 카톡만 돼. 아이디 친구 추가하고, 문자 내용 보내면 링크 눌러서 앱 설치해줘. 그리고 본인 확인하게 신분증이랑 카드 앞뒤 사진도 찍어서 보내줘.”

A씨는 딸을 사칭하는 메시지에 곧바로 신분증과 신용카드 사진, 계좌비밀번호를 전송했다. 범인은 이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A씨 명의의 휴대전화와 계좌를 개설한 뒤 A씨의 계좌에서 1억6900만원을 인출했다.

#“○○캐피탈입니다. 현재 신용등급으로는 대출이 어려운데, 보증보험료 및 선납이자 65만원을 입금하면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대출이 가능하다는 메시지에 마음이 급했던 B씨는 범인의 요구대로 입금했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면서 연령·성별에 따라 취약점을 파고드는 메신저피싱 피해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제공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353억원, 피해 건수는 2만5859건이었다. 전년도에 비해 각각 65.0%, 64.3% 줄어든 규모다. 문제는 보이스피싱 중 메신저피싱이 늘어나는 부분이다. 모바일 이용자가 늘고 비대면 거래 환경이 무르익으면서 사기수법도 진화한 탓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가운데 메신저피싱의 비중은 2019년 5.1%에서 지난해 15.9%로 1년 새 10.8%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40·50대 남성은 대출 빙자형 사기에, 50·60대 여성은 사칭형 사기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메신저피싱 피해자의 나이를 보면 50대(43.3%)와 60대(42.5%)가 전체의 85.8%를 차지했다. 대출 빙자형 피해의 경우 40·50대 남성의 피해액이 38.7%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사칭형 피해는 50·60대 여성의 피해액이 55.5%로 절반이 넘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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