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面從腹背(면종복배)

이규화 2021. 4. 1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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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면, 따를 종, 배 복, 등 배.

사실 고구려 원정의 실패엔 면종복배의 교훈이 스며있다.

결국 이 전쟁은 면종복배의 교훈을 일깨워준다.

우리 속담에 '앞에서 꼬리치는 개가 뒤에서 발뒤꿈치를 문다'는 말이 있는데, 면종복배와 같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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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면, 따를 종, 배 복, 등 배. 앞에서는 복종하지만 뒤돌아선 배신한다는 의미. 또는 복종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거역한다는 뜻이다. 당(唐)나라 태종(太宗) 때 충신 위징(魏徵)의 일화에서 유래한다. 태종의 치적을 기록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기록돼 있다.

위징은 직간(直諫)으로 이름이 높았다. 어느 날 연회를 베풀던 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위징의 간언(諫言)을 다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다면서, "잠시 따르는 척했다가 후에 기회를 보아 다시 간(諫)하면 될 텐데, 위징은 융통성이 없어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 이에 위징이 정색을 하며 답한다. "옛날 왕께서는 일을 의논할 때 면전에서 좋은 말을 하다가 뒤에서는 불만을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제가 마음속으로 동의하지 않으면서 입으로 동의하면 이는 면종복배(面從腹背)하는 것입니다."

지혜와 아량을 갖춘 임금이었던 태종은 위징의 말을 듣고 그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인재들을 대거 등용했고 '정관의 치(治)'라는 업적을 남겼다. 출신이 미천해도 실력이 뛰어난 인재들을 발굴해 썼고 원로 공신들과 세력의 균형을 맞췄다. 물론 그에게도 실수가 있었는데, 고구려 원정에서 참패를 당한 일이다. 사실 고구려 원정의 실패엔 면종복배의 교훈이 스며있다. 태종은 수양제가 하지 못한 고구려 정벌을 꼭 해내고 싶었다. 말려야 할 신하들은 의욕이 넘친 황제 면전에선 황제 뜻에 따르면서도 뒤에서는 전쟁 준비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강력한 무장과 투지를 지닌 고구려를 치려면 그 몇 배의 준비가 필요했다. 결국 이 전쟁은 면종복배의 교훈을 일깨워준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면전에서는 수긍하지만 안보이는 곳에서는 비방한다는 면종후언(面從後言)이 있다. 뉘앙스는 다르지만 겉과 속이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한다는 표리부동(表裏不同), 입에는 꿀이 있지만 배엔 칼을 품고 있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 웃음 가운데 칼을 간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등이 있다. 우리 속담에 '앞에서 꼬리치는 개가 뒤에서 발뒤꿈치를 문다'는 말이 있는데, 면종복배와 같은 의미다.

세상에는 면종복배가 흔하다. 위정자, 경영자는 면종복배를 경계해야 한다. 면종복배를 피하기 위해선 사리에 공정하고 도덕적 우위가 확실해야 할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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