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치매, 아는만큼 고친다

2021. 4. 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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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필자는 10년 가까이 노인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 위원이었다. 등급판정을 하다 보니 중풍질환인 뇌졸중 환자만큼 치매환자가 부쩍 많아졌음을 알게됐다. 의사소견서를 받고자 아들 내외와 함께 내원한 A(남·72)씨도 직장 은퇴 전에는 건장한 체격의 기억력 좋고 꼼꼼한 성격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 증세를 보이면서 하루 전에 들었던 이야기도 잊고, 자신의 생일, 중요한 집안 행사를 잊을 때가 많았다. 최근 모병원에서 치매 선별 검사를 받은 결과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진단받았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점차 늘어감에 따라 노령 인구의 증가로 치매 노인의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대체로 일찍 사망하였기 때문에 치매나 파킨슨병, 중풍 등의 뇌질환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이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뇌의 퇴행성 질환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 7명 중 1명꼴로 치매환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 수발로 인해 환자뿐 아니라 환자가족들까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치매는 기질적인 뇌의 질병의 결과로 뇌세포가 죽고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가 사라져 정보 전달이 어렵게 되는 병이다. 한국 표준질병 사인분류에 의하면 알츠하이머 치매가 약 50%를 차지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동맥경화, 고지혈증, 중풍 등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이 외에도 뇌의 충격이나 뇌종양, 알코올 중독 등 많은 원인으로 인해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는 노인반(senile plaque)과 신경섬유다발이 뇌신경세포를 죽여 뇌조직이 점점 줄어드는 질환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2배나 많이 발생한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 등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어 해당 부분의 뇌조직이 기능을 상실하여 유발된다. 알콜성 치매는 지속적이고 과도한 음주로 인한 뇌손상이 원인이다.

치매는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로 의심되는 환자군 중에서 기억력이나 판단력, 학습능력, 추론능력, 방향감각, 의사소통 장애 등의 문제가 생기면 바로 치매와 관련된 진료를 받고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매의 진단에는 혈액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같은 영상검사와 뇌파검사 등을 실시하고 현재의 정신기능에 대한 표준화된 신경 심리 검사 등이 이용된다.

한방에서의 치매치료도 양방의 이런 진단과 연관되어 시행된다. 혈관성 치매는 중풍과 관련된 경우가 많아 '중풍치매'라고도 하며 치료에 있어서는 중풍의 치료에 준해 시행하게 된다. 초기에는 기운을 소통하고 편안하게 하는 약물들이 사용된다. 주로 어혈(瘀血)과 담음(痰飮)을 원인으로 보고 그 양상에 따라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체내에 불필요한 노폐물인 담음은 신경세포의 염증을 악화시키는 물질로서, 담음의 제거는 신경세포의 염증을 치료하고, 혈관의 탄력성을 회복하여 치매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담음을 제거하는 한약은 진피(陳皮), 패모(貝母), 죽여(竹茹), 남성(南星) 등이다.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는 흔히 뇌의 노화와 관련되어 '노인치매'라고 한다. 주로 기혈(氣血)이 허약한 노인들에게 많이 생긴다. 노화로 기력이 약해지면 소화기능의 이상이 생기고 영양섭취가 부실해지면서 진액이 마르면서 전신쇠약 증세가 나타난다. 이때는 기혈을 보해주면서 심화(心火)를 내려주는 한약을 쓴다.

용골(龍骨), 모려(牡蠣), 산조인(酸棗仁), 백복신(白茯神), 맥문동(麥門冬), 천마(天麻), 백자인(柏子仁), 황련(黃蓮) 등의 한약은 심화(心火)를 내려주어 수면 유도에 효과적이다. 치매는 아밀로이드란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여서 생기는데, 숙면은 아밀로이드의 분해와 배출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야채나 과일 등 충분한 섬유질의 섭취가 중요하다. 다양한 종류의 견과류와 생선을 먹는 것도 좋다. 뇌의 60%는 지방이므로 양질의 지방을 공급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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