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60억' 드는 배구단 꾸린다는 페퍼저축은행, 감당할 수 있을까

김평화 기자 2021. 4. 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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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계 저축은행인 페퍼저축은행의 여자배구단 창단 추진을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자산규모 4위까지 성장했는데 브랜드 인지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여자배구단에 관심을 갖고 창단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1년에 50억~60억원 정도 비용이 들지만 1분기 실적을 봤을 때 올해도 지난해 이상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여 배구단 운영경비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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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로고

호주계 저축은행인 페퍼저축은행의 여자배구단 창단 추진을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수들의 연봉을 포함한 구단 운영비가 적어도 연간 60억원이 드는데 지난해 3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낸 페퍼저축은행이 이를 감당할 수 있냐는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페퍼저축은행측에 배구단 운영에 관해 부정적인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서민금융을 주로 취급하는 곳이니만큼 안정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래서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페퍼저축은행이 스포츠마케팅에 과도한 ‘베팅’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배구단 운영이 페퍼저축은행의 재정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부실이 생길 경우 업권의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고도 본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34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33억원보다 162% 오른 실적이다. 중금리 대출 상품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페퍼저축은행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조3198억원으로 1년 전(3조3170억원)보다 1조28억원(30%) 늘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재정 건전성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미지를 개선해 ‘단독 3위’로 치고 올라간다는 게 페퍼저축은행의 구상이다. 페퍼저축은행은 현재 자산 기준 업계 4위로, 3위 한국투자저축은행, 5위 웰컴저축은행과의 격차가 미미한 ‘공동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 올해 순수 브랜딩 목적으로 확보해둔 예산만 50억원이 넘는다. 배구단 운영을 시작할 경우 TV광고 등 다른 마케팅 비용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자산규모 4위까지 성장했는데 브랜드 인지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여자배구단에 관심을 갖고 창단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1년에 50억~60억원 정도 비용이 들지만 1분기 실적을 봤을 때 올해도 지난해 이상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여 배구단 운영경비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처럼 지출을 감내하려는 이유를 ‘이미지 개선’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은 그룹사가 운영하는 배구단 덕에 ‘업계 1등 회사’ 이미지를 얻었다는 것을 참고한 것이다. 당장 고객이 유입되는 것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게 필요한데 스포츠단 운영만한 ‘확실한 카드’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잠재고객이 될 수 있는 ‘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경기 성남 분당에 본점을 둔 페퍼저축은행은 광주와 전주, 부천, 안산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 배구단 연고지로는 성남과 광주를 두고 저울질 중인데 수도권인 성남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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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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