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딸 걱정 돼" 모텔 전전 아버지 구속
[앵커]
인천의 한 모텔에서 두달 된 아이의 머리를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아버지가 조금 전 구속됐습니다.
아이는 중환자실에서 아직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자를 깊게 눌러 쓴 20대 남성이 호송차에서 내립니다.
생후 2개월 딸에 대한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아버지 최 모 씨입니다.
[최 씨 : "(치료받고 있는 아이가 걱정되진 않으시나요?) 걱정됩니다."]
당초 혐의를 부인했던 최 씨는 추가 조사에서 "자꾸 울자 화가 나 아이를 던졌다"라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또 최 씨는 아이 상태가 나빠지자 119에 곧바로 신고하지 않고 병원에 전화했고, 병원이 소방서에 최초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원은 최 씨의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뇌출혈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인근의 또 다른 모텔에서 이 아이가 태어나자, 네 가족은 모텔을 옮겨 다니며 생활해 왔습니다.
어머니가 남긴 육아 수첩엔 아기의 분유량까지 꼼꼼히 적혀 있습니다.
[모텔 주인 : "차분하고 언어도 전혀 거칠지 않고 공손하고 그랬어요. 여기서 애를 낳으면 어떡하냐고 (했더니 아버지가) '죄송해요 이렇게 빨리 낳을 줄 몰랐어요 사장님'."]
그러다 지난 6일 어머니가 사기 혐의로 체포 돼 구속되면서 다음 날 구청 아동보호팀이 아버지를 방문해 아동 보호 동의를 받았습니다.
가정 위탁이 한 차례 무산되고, 12일 보호 시설이 결정 돼 바로 다음 날 건강검진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그날 밤 사건이 일어난 겁니다.
[김민석/인천 남동구청 아동보호팀장 : "생계급여나 이런 것들 신청하기 위해서 동사무소 방문해서 모든 걸 처리하기 위해서 (13일) 11시에 약속을 잡았던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그날 아침에…"]
혼자 남은 19개월 된 오빠는 인천의 한 보육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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