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주자 3인, 후보 등록.."친문·비문 없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3명이 오늘(15일) 모두 후보등록을 마쳤습니다.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인데요. 홍 의원은 어제 출마 선언을 했고요. 이들은 모두 "당내에 친문 대 비문, 계파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투표 비중이 큰 '권리당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 소식을 류정화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9일) : 지난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우리가 느낀 국민들의 냉정한 표정과 마음을 기억하며, 지금부터 우리 청년 의원들이 더 겸손하게, 성실하게, 용기를 내겠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할 말을 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서겠습니다.]
초선 5인방의 입장문, 불과 엿새 전 나왔습니다. 바로 강성 당원들의 항의 문자와 전화가 쏟아졌단 소식 계속 전해드렸는데요. 5인방 중 한 명인 장경태 의원, 결국 몇몇 당원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조국 장관께서 고초를 겪으실 때 그 짐을 저희가 떠안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또다른 초선 의원, 신현영 의원도 오세훈 시장의 '상생방역'을 잘 하라고 응원했다가 '나대지마라' 악플세례를 받았습니다. 의사출신인 신 의원, 본인이 먼저 업종에 따라 지침을 달리하는 '상생방역'을 제안했는데, 어떻게 오 시장이 활용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면서, 당내 의사소통 구조를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3일) :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방역을 넘어 함께 연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역, 상생방역의 시대를 여는 겁니다. 방역은 사람이 살자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을 중심에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어제 잠깐 '권리당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 소개드렸었죠. 초선 의원들에 대한, 이런 원색적인 비판들이 담겼습니다. 문자 폭탄에 괴로워하는 의원들에겐 "조금의 비판도 듣지 못하겠다면 정치를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조응천 의원, "뜻있는 젊은 당원들을 보호해달라" 비대위원장을 콕 집어 요청했는데요. 임기가 내일까지인 도종환 비대위원장은 현재까지 묵묵부답입니다. 도 위원장, 심지어 어제 부산을 방문했다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후 자가격리 중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두 자릿수 격차로 선거에 '참패' 했지만, 반성문 내용을 놓고서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초선의원들이 어렵게 꺼내들었던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 일부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반면, 이미 지난 일이다, 잘못 짚었단 지적도 나왔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결국 조국 문제니 이런 것에 지금 갇혀 있으면 안 된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를 하면 되는 겁니까, 의원님?)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실 조국 그 자체에 여러 가지 양면성이 있는데 그 문제는 같이 우리가 균형 있게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소화해내도록 하겠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3일) : 이미 1년 반 이전에 진행이 되었던 사건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해서는 저희는 지난해의 총선을 통해서 충분히 국민들의 평가와 심판을 받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조국 사태'는 총선에서 평가를 받았다는 주장, 지난 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뜻일 겁니다. 다만 정경심 교수에 대한 1심 판결은 지난 해 12월에 나왔죠. 총선이 있었던 지난 해 4월엔 재판 심리와 진실공방이 진행 중이던 때였습니다. 1심 판결 이후 민주당에선 사과나 반성대신 '나쁜 판례'(홍익표), '모진 판결'(윤영찬)이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초선 의원 81명의 입장문엔, 당헌 당규를 개정해 보궐선거에 후보를 낸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죠. 하지만 당시 대표였던 이낙연 상임 선대위원장은 선거 직후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줄곧 침묵을 지켰습니다. 8일만인 오늘, 페이스북에 쓴 입장문에는 관련 내용은 없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12일) : 문제는 당심과 민심의 차이입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민주당에 회초리를 때린 '민심', 반성하는 의원들에 회초리를 때린 '당심'. 이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 부분이 과제인 겁니다.]
새로운 민주당의 얼굴이 될 사람들, 당권 주자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어제 후보등록 첫 테이프를 끊은 홍영표 의원, '친문' 핵심으로 꼽히죠. 당심과 민심이 다르단 주장은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이른바 '문자 폭탄'에 대해 이렇게 말했는데요.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가 어떻게 보면 정치인 중에 문자폭탄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 중의 하나일 겁니다. 저는 그냥 그것을 어떤 민심의 소리로 듣습니다. 솔직히 좀 심하다 그러면 안 봐요, 저는. 아예.]
이번 당 대표 선거 '친문' 대 '비문'의 구도란 분석, 나왔었죠. 이른바 당의 주류를 바꾸는 '쇄신'이 가능할까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삼파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선거에서, 당 대표 주자 모두 '친문도 비문도 없다' 주장했습니다. 모두가 '친 문재인이다' 한 겁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합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마지막 한순간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켜낼 사람,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낼 사람, 저 홍영표입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재인 정부의 성공, 우원식이 하겠습니다. 정권 재창출, 우원식이 하겠습니다.]
모두가 '친문'을 자처하는 이번 당 대표 선거, 당원들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되기 때문이겠죠. 당내 강성 지지층에 구애할 수밖에 없는 이윱니다. 당내 소장파 조응천 의원은 보수 정당의 '흑역사'를 소환했습니다. 2016년 총선 패배 후 '박근혜의 복심' 이정현 전 대표를 내세웠던 새누리당과, 대선과 지방선거 연이어 지고 '탄핵당한 정부의 국무총리' 황교안 전 대표를 내세웠던 자유한국당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겁니다. 2019년 전당대회에서 황 전 대표는 오세훈 당시 후보와 '박근혜 탄핵'에 대해 논쟁을 벌였죠. "탄핵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했는데, 당내 강성 지지층 '태극기 부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입장을 번복했죠.
[오세훈/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 (2019년 2월) : 당시에 담화문에서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고 넘어가자'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하시면 모순되기 때문에 그래서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황교안/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 (2019년 2월) :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된다는 말씀을 거듭 드렸습니다. 그러나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은 또 말씀을 거듭 드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황교안 대표는 당원을 포함해 50%의 지지로 대표가 됐습니다. 하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선 오세훈 당시 후보의 지지가 절반이 넘었습니다. 당시 "당심은 황교안, 민심은 오세훈이 가져갔다"는 평가가 나왔었죠. 그 후 1년 뒤 황 전 대표가 주도한 지난 해 총선, 아시는 대로 한국당의 참패였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초선 5인방 장경태, 결국 당원에 반성 문자…당권 주자 3인 모두 '내가 친문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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