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先합당 後전당대회'가 맞다"..비대위 반발에 '내홍'

김주영 2021. 4. 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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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를 놓고 연일 '내홍'을 겪고 있다.

전당대회를 합당 전에 여느냐, 후에 여느냐에 따라 당권 주자들 간 이해관계가 극명히 엇갈리는 만큼 당 지도부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먼저 하면 합당 이후 지도체제를 또 논의해야 한다"며 "(합당 논의에) 그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면 합당 후 단일 지도부 구성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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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합당 놓고 자중지란 계속
"朱, 직 유지한 채 '당권' 노려" 의심
김재섭 "합당 당위성 뭔가" 따지고,
김병민은 "주 대행, 거취부터 결정"
하태경·조경태도 朱 겨냥해 견제구
진화 시도했지만..갈등 봉합 '난망'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를 놓고 연일 ‘내홍’을 겪고 있다. 전당대회를 합당 전에 여느냐, 후에 여느냐에 따라 당권 주자들 간 이해관계가 극명히 엇갈리는 만큼 당 지도부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 일각에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표현대로 국민의힘이 ‘아사리판’이 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먼저 하면 합당 이후 지도체제를 또 논의해야 한다”며 “(합당 논의에) 그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면 합당 후 단일 지도부 구성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선(先) 전당대회론’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을 다시 뒤집는 발언이다. 주 권한대행은 “먼저 합당한 후 전당대회를 하자는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안다”며 “다음 주 중에는 결론이 나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비대위에서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일부 비대위원은 주 권한대행이 ‘선 합당’을 명분으로 직을 유지한 채 차기 당권까지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도 의심한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비대위 회의에서는 주 권한대행이 독단적으로 국민의당과 합당을 논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비대위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합당 문제가 공식적으로 비대위에서 논의된 적도 없고, 주 권한대행 혼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쪽이랑 연락해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회의에서 김재섭 비대위원은 “합당의 당위성이 뭔가”라며 “합당은 안 대표의 일방적 선언에 불과했는데 왜 우리가 거기에 끌려가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주 권한대행을 향해 “거취부터 결정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 권한대행은 “나는 정치를 하면서 그렇게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진화를 시도했으나 반발을 잠재우진 못 한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구혁모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초선 의원인 김미애 비대위원은 “(합당 여부는) 차기 지도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3선 중진인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합당은 새로운 지도부가 할 일”이라며 주 권한대행의 조기 퇴진을 요구했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은 이날 ‘마포 포럼’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 뜻을 묻지 않고 합당을 추진하는 건 반민주”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 권한대행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물러나더라도 합당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앞서 지난 12일 재선 의원들 모임과 전날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모임, 초선 의원들 모임 등에서 주 권한대행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상황을 아사리판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향후 두 달은 저 모양일 것”이라고 냉소했다. 당권 경쟁과 합당 등을 놓고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이 지속되면서 이런 발언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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