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의식해 '성소수자' 외면하는 정치인 청산해야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2021. 4. 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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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변희수 전 하사의 비극이 사회적 타살인 이유 (11)

[미디어오늘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성명 낸 민중당 성명 돋보여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은 5월17일이다. 이 날의 취지는 LGBT 권리 침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국제적 행사를 개최하고 LGBT 권리에 대한 관심을 국제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 IDAHO Committee. Retrieved 9 October 2013). 그 행사를 처음 구상하고 행사를 주도한 사람은 프랑스의 동성애자 인권운동가 루이 조루즈 틴(Louis-Geroges Tin, 1974~)였다.

이 행사가 많은 성소수자단체들에 의해 2004년 결정된 것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질병 항목에서 제외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였다. 2005년 첫 국제행사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이래 해마다 참가 국가와 참가자, 단체가 늘어났다. 2016년의 경우 전 세계 132 개국에서 이 행사가 열렸다(“Summary Report 2016”(PDF). IDAHO Committee. 2016. Retrieved 21 June 2018). 이 행사는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성대하게 치러진다.

2009년에는 75개 국가 3백 여 개 NGO들이 트랜스젠더 혐오 반대도 이 행사에 포함시켰다(”Mobilisation mondiale contre la pnalisation de l'homosexualit - Pla…”. archive.is. 17 May 2009. Archived from the original on 17 May 2009). 성소수자들은 이런 모임을 통해 LGBT에 대한 폭력, 차별, 억압에 대한 인식 제고를 전 세계에 걸쳐 추진하면서 동시에 언론, 정치, 대중 사회 등과의 대화를 모색한다.

2019년 현재 69개 국가가 동성애 관계를 범죄시 하고 있어 수많은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들이 공개적으로 생활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또한 26개 국가는 트랜스젠더 개인이 처벌을 받으면서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A Global Report Card on LGBTQ+ Rights for IDAHOBIT". www.advocate.com. 2020-05-17. Retrieved 2020-05-17).

한국의 경우 2018년 5월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이해 민중당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따른 배제와 차별, 혐오가 멈춰야 한다며 국회 정론관에서 지방선거 성소수자 공약을 발표했다(여성신문 2018년 5월17일). 정당으로써는 공약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사례라서 그 내용을 소개한다.

--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1973년 전 세계적으로 정신과 진단의 표준을 제시하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3판에서 동성애를 정신과 진단명에서 삭제했다. 반 동성애 진영은 '동성애는 질병이다'라는 주장은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왜곡된 주장이다.

성소수자 청소년의 자살률이 비성소수자 청소년보다 다섯 배나 높지만 학교 교육 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은 전무하다. 결혼·고용·의료 등에서 성소수자들은 관계와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있다.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이 어떠냐에 따라 배제와 차별이 이루어지는 사회는 부 정의한 사회다.

성소수자 차별 해소 및 공약 실현 방도와 계획으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인권조례 제정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정책과 법제도 정비 △공공기관과 국공립대학시설 등에 성중립 화장실 설치 △성별을 표기하는 현행 주민등록번호체계 개편 △동성 간 혼인과 파트너십 인정 △성전환자의 의료비 지원 △군대 내 성소수자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 6항 폐지 등을 발표한다. --

“한국, 선거철마다 성소수자 혐오 조장… 얄팍한 표계산”

최근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던 국민의당 안철수 씨가 성 소수자 축제를 도심이 아닌 특화된 곳을 따로 만들어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정의당은 성명을 통해 “안 예비후보의 발언이 성 소수자 축제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망언을 넘어, 성 소수자를 분리한 게토를 주장한 셈이며 명백한 차별 발언”이라고 비판하면서 “잇단 성 소수자들의 죽음 앞에 정치인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부터 성찰하라”고 촉구했다(뉴시스 2021년 2월19일).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배진교)와 서울시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정성광)가 발표한 논평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모든 시민은 평등한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며,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성소수자를 동료시민으로 보지 않는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공공연한 탄압이고 억압이다. 대한민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왜 도심에서 열려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절망적 발언이다. 퀴어문화축제가 축제의 고유역할을 넘어 운동성을 지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선거 때마다 성소수자 이슈를 꺼내 들어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성소수자는 찬성과 반대로 나눌 수 없는 존재, 그 자체이다. 정당과 후보들은 혐오 발언으로 분열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정책 경쟁을 통해 권력을 획득해야 한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더 이상, 성소수자를 정치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 얄팍한 수로 표계산 할 시간에 '모두가 자유롭고 차별과 혐오로부터 안전한 삶을 누리고 있는지' 깊이 숙고하고 자신의 발언을 성찰해보길 바란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 소수자가 불합리한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서울시민의 평등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보장해야 할 서울시장에 출마한 예비후보로서 오히려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안철수 예비후보는 각성하고 상처 입은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 --

당시 안철수 예비후보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성소수자 혐오 발언가운데 대표적인 게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했던 말씀”이라고 밝히면서 비판의 화살을 남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지난 2월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2월18일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의 TV토론회에서 “('퀴어 축제'가 도심에서 열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분도 계신다”라고 말한데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머니투데이 2021년 2월24일).

안철수 예비후보는 “저는 의도도 전혀 그렇지 않고 표현도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지 않냐. 오히려 그걸 혐오 발언이라고 하면 그냥 무조건 색깔 칠하고 무조건 적으로 돌리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히려 성소수자 혐오 발언의 대표적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선) 후보 시절에 했던 말씀”이라며 “그 때 '동성애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합니다'(라고 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정치인의 혐오 발언 중에 가장 심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의 발언은 자신의 과오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면서 남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는 태도로 해석된다. 이는 한국 정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진하는 것보다 내로남불,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국민을 실망케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케 해주는 사례의 하나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 방식을 협상하기 위해 2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철수 후보의 퀴어 축제 반대 발언이 이슈가 된 지 일주일만인 지난 2월24일, 왕성하게 활동했던 국내 성소수자 목소리의 대변인 리더 김기홍 씨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긴 SNS 글을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시민이다. 보고 싶지 않은 시민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다”라며, 성소수자를 애써 외면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 우리 정치인들을 비판했다(MBC 2021년 3월14일).

사춘기 성 소수자가 겪는 고통은?

자신이나 주변인의 행동이 '개구리가 사는 연못에 돌을 던지는 행위'인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미국에서 사춘기 학생들이 동료나 하급생을 들볶는 행위가운데 가장 심한 것은 면전에서 모욕하거나 SNS 또는 문건을 통한 성희롱인데 이런 가해 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가해 학생은 물론 학교 폭력 전문가나 지도교사 등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Dorothy L. Espelage, Jun Sung Hong, Sarah Rinehart, Namrata Doshi. Understanding types, locations, & perpetrators of peer-to-peer sexual harassment in U.S. middle schools: A focus on sex, racial, and grade differences. Children and Youth Services Review, 2016; 71: 174 DOI: 10.1016/j.childyouth.2016.11.010).

이런 사실은 플로리다 대학 심리학 교수인 도로시 에스펠라제 박사가 2016년 12월, 일리노이주의 중고등학교 학생 1300명을 대상으로 학교 내 괴롭힘과 성희롱과 관련해 5년 동안 실시한 연구조사 결과를 전문지에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조사대상인 중학생의 43%는 성적인 농담이나 몸짓과 같은 성희롱에 피해를 입었고 여학생의 경우가 심했다.

성희롱은 육체적으로 가하거나 심지어 성폭력 등이 포함되는데 조사 학생 21%는 신체 만지기나 껴안기 등을 경험했고 18%는 동료가 노골적인 행위를 강제로 당했다. 이들 학생들은 강제 키스, 신체 은밀한 부분을 동의 없이 만지기, 심지어 바지나 셔츠를 여럿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끌어내리는 수모를 겪었다.

14%는 성적 농담의 대상이 되거나 9%는 학교 탈의실 등에 노골적인 성적 낙서의 대상이 되는 피해를 당했다. 16%는 동성애 혐오 농담 등의 대상이 되고 일부는 동성애자라는 놀림을 받자 자신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동료학생이나 이성 학생을 성희롱하는 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Sexual harassment common among middle school children, study finds." ScienceDaily. ScienceDaily, 9 December 2016 //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12/161209184825.htm).

가해학생들에 대해 학교 당국에서 제재를 가하는 등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고등학교 학생 사이에 성희롱이 만연한 가운데 사춘기 시절 LGBT에 속하는 청소년이 학교에서 심하게 놀림감이 되었을 경우 청년이 되면서 우울증, 자살 충동, 성병,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 등 심신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스테판 러셀 교수 등이 2011년 21~25세의 LGBT 성향인 청년 245명을 대상으로 성적 정체성과 환경 영향 등에 대해 실시한 연구결과 밝혀졌다(1.Stephen T. Russell, Caitlin Ryan, Russell B. Toomey, Rafael M. Diaz, Jorge Sanchez.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Adolescent School Victimization: Implications for Young Adult Health and Adjustment. Journal of School Health, 2011; 81 (5): 223 DOI: 10.1111/j.1746-1561.2011.00583.x).

LGBT 청년들은 사춘기에 학교에서 성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상당한 정도의 피해를 당했을 경우 자살 충동을, 피해정도가 경미했던 경우보다 5.6배 더 느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과 성병에 걸리는 경우가 2.5배가 더 많고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은 4배가 많았다.

게이와 양성애 남성, 트랜스젠더 청년은 레스비언과 양성애 젊은 여성보다 학창시절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피해를 경미하게 당한 경우의 LGBT 성인은, 피해를 심하게 당한 경우보다 자존감, 현실 만족, 학교 적응 등이 높았다.

이런 연구 결과는 메릴랜드 주 에반스톤에 위치한 노스 웨스턴 대학 페인버그 의과 대학원 교수 브라이언 무스탄스키 박사가 2016년 2월 248명의 LGBT 청소년을 상대로 성 희롱 등의 피해를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즉 조사대상 청소년 가운데 84.6%는 4년 동안 피해의 정도가 감소하는 경험을 한 반면 10.3%는 심각한 놀림감이 되는 등 피해가 커지는 경험을 했다. 5.1%는 4년 동안 높은 수준의 피해가 유지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스탄스키 박사는 이들 청소년이 입은 피해는 동료 아이들이 놀리는 수준이라고 사람들이 인식하지만 만약 그런 일이 학교가 아닌 곳에서 발생했다면 경찰을 불러야 할 정도의 육체적인 성적 공격이며 심지어 범죄적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교 시절 수년 동안 그런 경험을 할 경우 그 상처가 심각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4년 동안 관찰한 결과 남학생은 육체적 및 언어적 공격을 경험하는 등 여학생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Northwestern University. "It doesn't 'get better' for some bullied LGBT youths: Risk of lasting mental health problems for severely victimized LGBT youths." ScienceDaily. ScienceDaily, 9 February 2016 //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02/160209140800.htm).

이상에서와 같이 성적 소수자를 포함한 청소년들이 학창 시절 당한 괴롭힘이 10여년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밝혀지면서 이들 학생의 보호 조치가 가정 및 학교 등을 포함한 범사회적 차원에서 실시되어야 한다는 점이 절실해 졌다(San Francisco State University. "School bullying, violence against LGBT youth linked to risk of suicide, HIV infection." ScienceDaily. ScienceDaily, 16 May 2011 //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1/05/110516075935.htm).

위와 같은 조사결과와 관련해 사춘기 LGBT 청소년에 대한 가족의 태도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족들이 LGBT 자녀를 포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성인이 되어 겪는 심신 상태가 큰 차이가 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카이틀린 리안 교수가 2010년 12월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LGBT 청소년에 대한 가족의 태도와 행동이 수용적일 경우 성인이 된 뒤 전반적 건강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Caitlin Ryan et al. Family Acceptance in Adolescence and the Health of LGBT Young Adults. Journal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ic Nursing, in press).

이 논문에 따르면 LGBT 청소년의 부모나 그 보호자가 자녀들의 성소수자 정체성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자녀들의 의사표현을 지지할 경우 청년이 되었을 때 우울증이나 약물 남용, 자살 충동을 방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춘기의 LGBT 청소년에 대해 가족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 청년이 되면서 높은 자긍심이나 사회적 지원 또는 건강 상태를 보였다. 가족들의 지지가 낮았을 경우 자살 충동이나 자살 시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배 높았다. 신앙심이 깊은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LGBT 자녀를 수용하는 정도는 낮은 경향을 보였다.

현실 사회에서 자녀가 LGBT라는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힐 경우 그 가족들은 대부분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사춘기 자녀가 받은 가족의 영향이 성인이 되면서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LGBT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리안 교수는 조언했다(San Francisco State University. "Family acceptance of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youth protects against depression, substance abuse, suicide, study suggests." ScienceDaily. ScienceDaily, 6 December 2010 //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0/12/101206093701.htm).

성적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은 중고교 시절 가장 심해

괴롭힘(Bullying)은 어린이 청소년, 20-30대 성인에게 심각한 건상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괴롭힘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그 영향이 심각하다. 즉 그 피해자나 가해자 심지어 주변의 방관자들에 대한 영향은 직접적이면서 장기적이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피해를 준다(http://studylib.net/doc/8354781/prevention-of-bullying-in-schoolscollegesand-univers).

괴롭힘이 발생하는 장소는 초중고, 대학교 등으로 많은 어린이나 젊은이 등이 생활하는 곳이다. 괴롭힘은 언어를 통한 괴롭힘에서부터 물리적 폭력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교육과 사회, 개인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특히 교육적 관점에서 그것은 발생이 저지되거나 중단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아직 각 급 학교나 교육 당국 등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괴롭힘은 권력의 체계적인 이용과 악용 등이 포함된 다양한 형태의 공격 행위다. 그것은 때리기나 밀치기와 같은 육체적 폭력, 욕하기와 같은 언어폭력 등이 포함된다. 또한 피해자가 동료에 의해 따돌림 당하거나 모욕의 대상이 되는 것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인간관계적 형태를 지닌다. 괴롭힘은 얼굴을 맞대거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이뤄지면서 그 정도가 약하거나 중간, 또는 심각한 것과 같은 차이가 있다.

전통적으로 괴롭힘은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도 가해자가 의도적으로 공격적인 행위를 하는 것으로 실제 또는 임의의 권력 불균형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언어 또는 물리적 공격 행위는 위협하거나 루머를 퍼뜨리거나 피해자를 고립시키거나 육체적으로 공격해 부상을 입히는 것 등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기를 휘두르거나 집단 폭행, 심지어 범죄도 포함된다.

광범위한 괴롭힘 속에 포함되는 동성애 혐오를 앞세운 성적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괴롭힘 또한 가부장적인 또는 성차별주의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권력 불균형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른바 갑을로 상징되는 권력관계라 하겠다. 성차별과 동성애 혐오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관계이면서 이성애가 정상이라는 가치관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남성 쪽으로 심각하게 기울어진 사회적 성역할을 구조화시킨 고정관념이 강요되면서 거기에 위협이 되거나 비협조적인 개인이나 세력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https://cyberbitus.wordpress.com/2014/03/23/heterosexism-and-gender-stereotypes-the-root-of-homophobic-bullying/).

“이성애 규범성”은 전통적인 성의 역할에 기반을 둔 이성애, 이성애적 관계를 사회의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정당화하는 관행과 제도를 일컫는다. 이런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LGBT와 같은 성적 소수자에 대해 차별, 혐오 등을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사회를 남성과 여성이라는 2분법에 의해 판단하고 그에 따른 권력관계를 유지하려는 지배층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동성애 혐오 행위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성적 편견, 군림하려는 욕구에 의한 행동, 강한 완력을 지닌 남성 상 등을 과시하려는 욕구 등과 관련이 있다(Birkett & Espelage, in press; Pleck, Sonen- stein, & Ku, 1994; Poteat & DiGiovanni, 2010). 성적 소수자는 사회에서 주변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동성애 혐오의 대상이 될 경우 그 피해자는 모욕적인 방식으로 공개리에 피해를 입게 되고 결국 종속적 위치에 머물거나 전락하게 된다.

자신이 이성애 기질을 지닌 것을 우월하게 여기는 학생들은 동성애 혐오 행위를 할 때 냉정한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Poteat, V. P., DiGiovanni, C. D., & Scheer, J. R.(2013). Predicting homophobic behavior among heterosexual youth: Domain general and sexual orientation-specific factors at the individual and contextual level. Journal of Youth and Adolescence, 42, 351362. doi: 10.1007/s10964-012-9813-4). 동성애 혐오 행동은 동료 학생에 대한 우애가 없거나 “이성애 규범성”에 집착하는 것 등과 관련이 있다. 그 피해자는 학교에 싫증을 느끼거나 소속감이 희박해지게 된다.

미국 LGBT 청소년의 괴롭힘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34%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17%는 성행위를 강요당하고 23%는 성 폭력의 피해를 입고 18%는 육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2016년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15. Kann L. MMWR Surveill Summ. Vol. 65. Sep: 2016. Sexual identity, sex of sexual contacts, and health-related behaviors among students in grades 9-12United States and Selected Sites, 2015; pp. 1202). LGBT 청소년들은 차별대우 등을 당하면 우울증, 분노, 자살충동 등 정신건강과 관련한 피해를 이성애 청소년보다 더 심각하게 당했다.

예를 들면 자살충동의 경우 LGBT 청소년들은 이성애 청소년보다 최고 5배 정도 많았고 자해행동은 3.5배에 달했다. 또한 성적 소수 청소년들은 정상적인 사회적 관계망에서 격리되거나 소외되거나 우울증을 더 심하게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478215/).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LGBT 청소년들은 무단결석이나 약물 남용, 싸움 등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거나 비만, 암 발병률이 높은 질병, 성병 감염 등의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성애 청소년이 동성애 혐오나 성적 편견과 관련해 가장 강력한 언행을 표출하는 시기는 중학교 또는 고교 저학년 연령대로 특히 게이나 레즈비언 학생들과 같이 학교생활을 할 경우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학생의 가해 행위가 여학생보다 심했다(Horn, 2006; Poteat & Anderson, 2012; Poteat, Es-pelage, & Koenig, 2009; Robinson et al., 2013).

성적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은 이처럼 학교나 사회적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폭력 행위로 교육자나 학교에서 그것이 발생치 않도록 조치하면서 정상적인 사고를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학교에서 동성애 혐오 피해 학생이 발생치 않도록 하는 범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성적 소수자들이나 다른 소수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포함된 성희롱이나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시켜야 한다. 학교에서는 또한 LGBT 청소년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게이학생과 이성애 학생이 동참하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서로의 이해를 돕게 하고 카운슬링이나 소규모 동아리가 활성화되도록 조치해야 한다.

21세기 들어 동성애 혐오 행위에 대한 사회적 이해나 그와 관련한 정책, 프로그램 등이 일부 국가에서는 큰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의 경우 아직도 교육 현장에서 성적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외면하는 식의 전근대적 교육제도와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 성소수자 생존권 위협 상황 외면하는 정치인 함량 미달 청산해야

LGBT 청소년들이 당하는 피해에 대한 외국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았는데 한국의 경우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았고 일부 종교단체의 성 소수자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 성토, 비하가 일상화되고 있어서 외국보다 그 피해의 정도가 더 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LGBT 성인들이 겪는 고초는 매우 심각하고 취업 등에서 심각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어서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권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차별을 겪은 적이 있다'는 트랜스젠더가 85.2%, 트랜스젠더 중 차별로 인해 '최근 5년간 구직활동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가 57.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 'PD수첩' 1283회는 '변희수, 그녀에 대한 오해' 편에서 고 변희수 전 하사가 “우리도 똑같이 세금을 내고 자랑스러운 한 국가의 국민인데 왜 이렇게 숨어살아야 하는가”라고 그녀가 사망하기 3개월 전 녹화된 영상에서 발언하는 모습을 방영했다(MBC 2021년 4월13일). 제작진은 고 변희수 하사가 '부사관 특성화 고등학교'를 스스로 찾아 진학할 정도로 어릴 때부터 군인을 꿈꾸었고 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한 뒤 상실감이 컸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녀의 친구들을 만나 그녀가 왜 그토록 군대로 돌아가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그녀가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린 이야기 등을 전했다.

제작진은 전 공군 파일럿을 그만뒀다는 한 트랜스여성이 “성정체성으로 고민을 하다, 현역 근무 중 성전환수술을 진행했다. 그 후 보수적인 군대에서 트랜스젠더 파일럿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결국 그는 파일럿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면서 “(군을 상대로 싸우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에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저는 포기를 한 거였고 희수는 포기하지 않은 거죠. 그러다가 저렇게…”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제작진은 “성별정체성으로 직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수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있다. 변희수 전 하사도 자기 같은 소수자를 위해 용기를 냈지만 용기 끝에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들과 얼굴이 알려진 트랜스젠더로서의 '취업 불가'인생이 기다리고 있었다”다고 밝혔다.

국내 정치권은 성소수자들이 인권 침해, 생존권 위협 등의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선거에 낙선될까 두려워 관련 입법에 등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국민에게 무한 봉사하는 것보다 수많은 특권과 엄청난 경제적 소득이 보장된 특수직이기 때문에 생긴 극히 한국적인 적폐다. 일부 외국처럼 국회의원이 변변한 사무실이나 개인 비서도 없이 저임금으로 봉사하는 유권자의 머슴이라는 신분이라면 과연 그럴까.

한국의 국회의원 제도가 환골탈태 식으로 바뀌지 않으면 진정한 국민의 머슴을 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자리가 지금처럼 너무 화려하고 먹을 것 많은 자리여서는 더 이상 안 된다. 당 대표가 공천권 등을 휘두르면서 황제처럼 군림하고,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군 조직처럼 일사불란한 행동을 보이는 국회는 청산해야 할 심각한 적폐다.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를 뽑을 제도를 만들어야 다음번 한 번 더 해먹을 욕심에 양심을 팔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저질 국회의원이 사라지게 된다. 제도화된 불평등을 척결할 수 있는 차별금지법, 성소수자 보호법이 만들어질 날이 앞당겨지도록 모두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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