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자가검사키트, 학교에 우선 적용? 시기상조"
[경향신문]
검사자가 직접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자가검사키트’를 학교 현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과 관련해 1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교에 방역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학교 방역 강화를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현실적으로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절차적 허가도 돼있지 않아 학교에 우선 적용을 결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가검사키트 도입은 학교현장 전문가들과 많은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학교에서 우선 도입 추진?
이는 자가검사키트를 노래방이나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사용하는 대신 일단 학교 방역에 적용하는 쪽으로 선회한 서울시 발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전날 열린 자문회의 의견임을 전제로 “검사를 원하는 사람이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이 좋으며, 지역사회에 감염이 확산한 상황에서 확진자 스크리닝이 가능하다는 점 등 그 장점이 훨씬 커 도입해야 하며, 학교에 시범사업으로 적용하는 데 긍정적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이날 마련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자문회의는 최근 전북과 대전 등에서 발생한 학교 간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의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 조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은화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이혁민 연세대 진단검사의학교실 교수,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참석했다.
■학생 확진자, 최근 1주간 395명
교원단체들도 자가검사키트의 학교 우선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자가검사키트는 민감도가 17.5%~29%에 불과해 위(거짓)음성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결과를 믿었다가 학교 내에 (감염을) 전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양성이 나와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해야 하는 등 학교 적용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보건교사노조도 “자가검사키트는 정확도와 민감도가 낮아 코로나19 감염 유무에 대한 진단 결과 신뢰성이 없어 무용하다”고 했다.
코로나19 4차 유행을 앞두고 전국에서 학생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8~14일)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학생 395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하루 평균 56.4명 꼴로, 3월 개학 이후 최다 기록이다.
집단감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일 학원강사 확진으로 시작한 대전 집단감염으로 18개 학교에서 74명이 감염됐다. 전북 전주와 세종 등에서도 한 학교에 1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다.
유 부총리는 “교육부는 질병관리청과 감염경로와 위험요인 등을 분석해 전국 17개 교육청에 사례를 공유했고 학교방역지침의 철저한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이며 선제적인 학교방역을 위한 대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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