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국당, 격해지는 '입'.."지도자감 아냐" "스카이캐슬 악역"

김종인, 安에 "건방져" 혹평..초선·성일종 등은 감싸기
국당 맞대응.."범죄자 신분", "부끄러운 뒷담화 정치"
시도당 간담회에 전당대회..다음주 결론 어려울 수도
국힘 의원들 "인간적인 도리", "말싸움이 도움 되겠나"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4.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본격적인 합당 논의를 앞두고 벌이는 신경전이 "구태 정치인", "지도자감 아니다" 등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자칫하면 감정싸움으로 번져 통합에 지장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앞서 양당 간 공방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난 직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를 직격하며 포문을 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를 향해 "건방지다", "자기만 선전했다" 등 혹평을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과 국민의당, 즉 개인과 당의 갈등은 최근 국민의힘 내 일부 의원들이 김 전 위원장을 감싸기 시작하면서 당대당 싸움으로까지 격화됐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4. photo@newsis.com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지난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그동안 당을 이끌어주신 김 전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는 초선의원들이 많았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우호적 분위기가 감지됐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4일 CBS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해) '국가의 지도자감은 아니지 않느냐'는 판단을 하신 것 같다. 지도자로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계신단 느낌을 받았다"고 저격에 앞섰다.

국민의당도 즉각 맞대응했다. 구혁모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은) 애초에 국회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 신분"이라고 비꼰데 이어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선 "과거 화제가 됐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악역으로 유명했던 입시코디네이터가 떠오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photo@newsis.com

권은희 원내대표도 "부끄러운 뒷담화 정치의 모습"이라며 성 위원을 향해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15일 YTN라디오에서 "요즘 인터뷰를 통해 신종 '안잘알(안철수 내가 잘 안다)'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공방이 야권 대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오는 16일부터 24일까지 합당 관련 시도당 여론 수렴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음주 내로 결론을 낼 수 있다고 하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가급적 빨리 지도체제를 정비해야 돼서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고 선(先) 전당대회를 시사해 합당 실무논의는 지지부진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그런 발언을 하는 건 아무래도 조금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정치 이전에 인간적인 도리를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양쪽이 (합당 논의가) 급하지 않은 상황인데 말싸움이 오가는 게 도움이 될 수야 있겠느냐"며 "당원 의견들을 물어보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인데, 밖에서 흔들고 안에서 흔들고 하면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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