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남양유업 고발한다
식약처는 15일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 코로나19 억제 효과 발표와 관련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진행한 항바이러스 효과분석에서도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를 99.999%까지 사멸했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이날 긴급 현장조사를 통해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와 심포지업 개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남양유업은 지난 9일 '불가리스, 감기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등'의 문구를 담은 홍보지를 30개 언론사에 배포해 심포지엄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해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세포시험을 했음에도 불가리스 제품 전체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제품명을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이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에 대한 홍보를 위해 심포지엄을 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에 해당돼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이나 10년 이하의 징역, 1억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므로 질병 예방,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이러한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앞으로도 건전한 식품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 행위는 적극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도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에 대해선 임상 연구가 없어 판단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질병청은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한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 얻은 결과"라며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의 발표 후 일부 편의점에서는 불가리스 매출이 89.9% 급등하는 등 품귀현상을 빚었다. 남양유업 주가는 전날 장 개장 직후 전일 대비 20% 이상 뛴 4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장중 하락세로 바뀌어 뒷걸음질치더니 결국 전일 종가와 비교해 5% 이상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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