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가짜, 속았다".. '리얼 없는' 리얼예능, 사기죄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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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의 재력과 직업을 허위로 꾸미는 등의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규제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제작사와 출연 연예인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한다는 점에서 시청자에 대한 사기죄가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예능프로그램 전후 광고와 방송내에 들어가는 간접광고, OTT 및 VOD 서비스 등을 통해 방송국과 제작진, 출연진이 시청자를 속이고 이득을 취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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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쳤다" 시청자 민원 빗발
사실 여부, 심의 규정에 불명확
재산 이득에도 법적제재 힘들어
■"터질 게 터졌다" 조작 리얼리티 논란
15일 방송통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출연진의 배경을 거짓으로 꾸며 리얼리티쇼를 진행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주로 TV조선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한 함소원씨 가족의 실상이 사실과 달라 과징금 등 처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시민단체 등이 20건이 넘는 민원을 넣은 가운데 방심위 심의위원이 구성되는 대로 법에 따른 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내의 맛'과 관련된 의혹은 오랜 기간 꾸준히 일어왔다. 대단한 재력이 있다고 알려진 중국 시부모의 별장이 가짜라는 내용부터 함씨 시어머니 막내 이모가 대역배우라는 의혹, 재벌 2세처럼 묘사된 남편의 배경 역시 거짓이라는 주장 등이다.
제작진과 함소원씨는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사태는 장기화됐으나 논란이 커지자 하차하게 됐다. 함씨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전부 다 세세하게 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고 일부 의혹을 인정했다.
제작진 역시 "모든 출연진과 촬영 전 인터뷰를 했으며, 그 인터뷰에 근거해서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출연자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프라이버시 문제로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방송은 폐지됐고 방송국은 방심위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리얼리티 예능의 조작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KBS의 ‘이웃집 찰스’, SBS의 ‘정글의 법칙’, MBC의 ‘나혼자 산다’ 등도 일부 회차 조작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2015년 방송된 ‘이웃집 찰스-독일 타베야편’ 조작논란에 대해 KBS는 "(출연자 두 사람이) 미혼 상황임을 분명히 밝혔다"며 "연애 관계 지속 및 결혼 성사 여부는 제작 과정과 연관이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 때는 개나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것처럼 보이다 방송이 끝난 뒤엔 애견호텔 등에 장기위탁하거나 아예 파양해버리는 사례도 다수 보고됐다.
■리얼리티 예능, 사실의무 어디까지?
다만 조작된 내용이 리얼리티쇼에서 방송됐다 해서 제재할 수 있는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일반 보도와 달리 예능프로그램이 어디까지 사실을 담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은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문화하고 있어 향후 리얼리티프로그램이 어디까지 사실성을 담보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의위에서 논의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예능프로그램 전후 광고와 방송내에 들어가는 간접광고, OTT 및 VOD 서비스 등을 통해 방송국과 제작진, 출연진이 시청자를 속이고 이득을 취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자를 기만했다 해서 사기죄로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사기죄 구성요건은 기망행위와 처분행위의 인과관계가 성립돼야 하는데, 개 파양 사례에서 개를 돌본 건 사실과 다르다 해도 그로부터 시청자들이 어떤 처분행위를 했는지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뭔가 했다고 하더라도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만약 개별 방송 VOD 등을 구매한 시청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김 변호사는 "프로그램을 (먼저) 구매해야지만 (방송을) 시청할 수가 있다"며 "처분행위가 기망보다 앞서서 있기 때문에 인과 성립이 어렵다"고 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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