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공식은 모두가 '영웅'..오리온, 0% 기적에 도전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4. 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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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고양 오리온 이대성. 연합뉴스


고양 오리온은 지난 14일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리를 거뒀다. 2패로 수세에 몰렸던 오리온은 89-67, 22점차로 승리했다.

수훈 선수를 한 명으로만 꼽기 어려운 경기였다. 디드릭 로슨이 24점·7리바운드·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주득점원으로 활약했고 이대성이 17점, 허일영이 16점, 한호빈 11점 등으로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7점·3리바운드·3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종현도 공수에서 힘을 불어넣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이 원했던 플레이다. 모두가 승리에 기여하는 것, 오리온에게 가장 필요한 모습이었다.

오리온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큰 위기를 맞이했다. 팀의 ‘대들보’ 이승현이 왼쪽 발목 전거비 인대가 파열되고 골멍이 들었다. 제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태였다.

강 감독은 “모두가 영웅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영웅이 나오면 안 된다. 전체가 영웅이 될 수 있는 게임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서 1,2차전에서는 이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로슨 19점, 이대성 13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차전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건 19점을 올린 이대성 뿐이었다. 그러나 3차전에서는 모두가 똘똘 뭉쳐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고양의 수호신’ 이승현과 절친 사이이자 ‘보좌관’ 역할을 자처한 이종현은 농구화에 이승현의 등번호를 새기고 뛰었다. 후반전에만 14점을 넣으며 점수차를 벌린 이대성은 “다 끝났다고 생각하셨겠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모두가 이승현과 함께 뛰는 것처럼 마음을 한 데 모았다.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은 16일 인천에서 열린다. 오리온은 KBL 역사에 없던 기록에 도전한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주고 승부를 뒤집은 팀은 아직 한 차례도 없었다. 오리온은 인천 원정에서 강했다. 6강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전적을 추가하면 이번 시즌 오리온은 전자랜드를 상대로 인천 원정에서 4전 전승을 거뒀다. 오리온으로서는 원정에서의 강점을 내세워 5차전에서 열리는 홈경기로 이끌어야한다.

다만 모두가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할 약점도 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데빈 윌리엄스가 아직도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3차전에서 윌리엄스는 경기 타임아웃 때 강을준 감독의 지적을 받고는 자리를 떴고, 타임아웃이 진행되는 동안 멀찌감치 떨어져 앉는 등의 돌발 행동을 했다.

그러나 동료들은 윌리엄스마저도 감싸안으며 함께 뛰려고 한다. 이대성은 “같은 동료 선수로서 이기는 데 힘을 모으자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 이상은 코칭스태프에서 잘 알아서 해주실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데빈을 좀 예뻐해 달라”고 기자들에게 부탁까지 하며 “팀의 경기력은 누구 한 선수의 문제가 아니고 팀원들이 다 같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두둔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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