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가치 동맹' 맞춰 잇따라 증설..LG 세탁기·삼성SDI도 추가 투자 검토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2021. 4. 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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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2017년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트윗 한 줄은 삼성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을 뿐인데 '고맙다'는 트윗을 날려 투자를 기정사실화해버린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약 23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16일(현지 시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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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美 투자 줄줄이 확대
LG에너지솔루션, GM과 별개로
2025년까지 美에 5조 이상 투입
삼성SDI도 셀 공장 새로 지을수도
[서울경제]

‘고마워요, 삼성!(Thank you, Samsung!)’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2017년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트윗 한 줄은 삼성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을 뿐인데 ‘고맙다’는 트윗을 날려 투자를 기정사실화해버린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은 삼성전자가 불과 147일 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가전 공장 건설을 공식화하면서 현실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일본·한국 등 동맹국에도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글로벌 기업의 미국 투자를 유도했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맞서는 ‘가치 동맹’을 앞세워 기업들의 현지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외교 프레임을 활용해 동맹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나아가 자국 내 미래 핵심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이중 포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급망을 점검하라”며 2월에 행정명령을 내린 4대 품목(반도체·배터리·희토류·의약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의 미국 투자에 속도가 붙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약 23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16일(현지 시간) 발표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이미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합작 투자 1공장(얼티엄셀즈)을 짓고 있는데 공장을 가동하기도 전에 2공장 건설에 나서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호응해 대규모 현지 투자를 속속 발표하자 GM도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며 “GM의 투자 결정에 파트너사인 LG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 투자와 별개로 오는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미국에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조지아주에 기존 26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에 24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SDI도 미국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시간주에 배터리 팩·모듈 조립 공장만 있을 뿐 기본 단위인 셀(cell) 공장은 없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에 대한 셀 공장 투자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투자 압박도 크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은 7월까지 17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텍사스로, 이미 가동 중인 오스틴 공장 바로 옆에 2공장을 짓는 방안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정부에 20년간 8억 547만 달러(약 9,000억 원)의 세제 혜택을 요구한 상태다. LG전자도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세탁기 공장에 2,050만 달러(약 229억 원)를 투자해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생활 가전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게 LG의 설명이지만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가 연장된 점 등을 감안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가전 업체인 월풀의 요청에 따라 2018년 외국에서 들여오는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고 올해 초 이를 2년 연장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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