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 "中企, 고용 줄이는 대신 부가가치 높여 생산성 끌어올려야"
"미국의 '급여보호프로그램', 국내 도입 필요"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소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고용을 줄이는 대신 부가가치 향상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시대에 사회적으로 청년실업이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하면서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1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회'에서 "경제성장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제조업의 생존력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중소기업연구원과 중소기업중앙회가 함께 개최한 정책연구회는 코로나19 이후 중소제조업의 경영 변화를 살펴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 단장은 주제발표에서 "중소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들면서 전체 중소기업 고용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15.4%에서 2020년 14.6%로 감소하고, 청년과 여성 취업자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며 "매출·생산 감소 등 중소제조업 현장의 역성장 우려가 큰 가운데, 일부 중소기업은 수출 증가 등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근로자 수는 2017년 372만7000명에서 지난해 354만6000명으로 3년간 18만1000명(4.9%)이 감소했다. 특히 여성 취업자는 같은 기간 121만2000명에서 109만5000명으로 줄어들며 10% 가까이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중소기업의 제조업 생산증가율도 역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 제조업 생산은 2019년 대비 4.3% 감소했다. 중소 제조업의 생산증가율은 2017년 0.3% 증가한 이후 2018년 2.9% 감소, 2019년 1.8% 감소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다.
노 단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생산성의 분모는 고용이고, 분자는 부가가치 창출이라 할 수 있는데 고용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늘리기 보다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생산성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고용을 줄이면 기업의 지출을 줄여 생산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하며 생산성을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노 단장의 생각이다.
노 단장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Δ정부의 중소기업 R&D(연구개발) 지원 강화 Δ기업 내 사업 재편과 업태전환 촉진 Δ사업주와 근로자, 대중소기업 등 이해관계자 간의 협업 강화를 제시했다.
또 기업이 정책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인건비로 쓸 경우 일정 금액을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노 단장은 "미국 연방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Paycheck Protection Program)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노 단장이 언급한 미국의 PPP는 직원이 500명 이하인 중소기업과 비영리 단체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의 급여와 기타 사업 비용을 지급할 수 있도록 1% 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연방정부가 100% 보증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적다.
기업들은 대출금으로 급여와 커미션, 임대료, 공과금, 의료비용, 담보대출 이자 지급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특히 급여, 임대료, 담보대출 이자 비용의 경우 상환이 면제될 수 있어 사실상 정부 지원금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서 좌장을 맡은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여러 차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제조업의 경쟁력에 있다"며 "중소제조업이 위기를 능동적으로 이겨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고 체력을 튼튼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4월 중소기업 경기전망(SBHI)이 80.5로 3개월 연속 반등세지만 중소제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내수부진, 인력부족, 과다규제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포스트 스마트공장, 일자리 미스매칭 해결,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등 중소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천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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