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만남 막히자 맞춤형 소개팅앱 인기..학교 동네 선별

신찬옥,우수민 2021. 4. 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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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만남 막히자
서울대·고려대 소개팅 앱
'결정샤' '열시반정후' 돌풍
2030 '랜선 만남의 장' 형성
당근마켓·위피도 인기
고려대 소개팅앱 '열시반정후'.
서울대 소개팅앱 `결정샤`(왼쪽), 고려대 소개팅앱 `열시반정후`.
지난해 정보기술(IT) 업계 스타트업에 입사한 사회초년생 강 모씨(24)는 서울대생 간 폐쇄형 소개팅 웹 '결정샤'에 가입했다. 가입한 지 반나절 만에 2건의 호감 표시를 받았다. 강씨는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면서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의 준말)는 어려워지고, 소개팅도 시간이 없어서 안 하게 됐다"며 "웹을 이용하는 것이 시간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학교를 인증해야 해 틴더를 비롯한 기존 만남 주선 애플리케이션(앱)에 비해 덜 가볍게 느껴지는 점을 결정샤의 장점으로 꼽았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앱을 매개로 한 '랜선 만남의 광장'이 인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타인과 대면 접촉할 기회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결혼 정보 회사'와 서울대의 상징 '샤'를 합친 합성어인 결정샤는 이름 그대로 '서울대생을 위한 듀오'를 표방하며 지난해 12월 서울대 출신 치과의사가 만들었다. 외부에선 '지나친 엘리트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정작 내부 커뮤니티에선 "개발자님 감사하다" "이번 봄 결정샤 덕에 솔로 탈출했다" 등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950명을 끌어모은 결정샤는 벌써 124쌍의 커플 매칭에 성공했다. 비결로는 정교한 필터링을 통한 신뢰 형성이 꼽힌다. 학교 이메일을 통해 재학·졸업 여부를 인증하는 것은 물론 학과와 직업을 입증할 졸업·재직증명서 첨부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출생 연도부터 키, 집안 경제 사정, 종교 같은 매칭 조건까지 세분화했다. 여기에 같은 직장 사람이나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사람은 위치나 연락처 등록으로 차단할 수 있게 했다. 폐쇄형 소개팅 앱을 사용할 때 이용자가 크게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지인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 이걸 차단하기 위해서다. 고려대에서도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에 지난 2일 새롭게 마련한 소개팅 주선 코너 '열시반정후'가 활성 이용자 수 5000명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0시 반 정경대 후문'을 가리키는 '열시반정후'는 고려대생들 사이에선 "직접 만나자"는 은어로 통한다. 가입할 때 흡연 여부나 주량을 기입해야 하고, 잘 맞는 상대를 찾기 위해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MBTI) 검사도 진행한다. 소개팅 매칭 때 결정샤와 같이 '학과 필터링'을 통해 지인을 차단할 수 있다.

연고 없는 2030 자취생들이 모바일 앱으로 동네 친구를 사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누적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돌파한 동네 기반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은 지난달 '동네생활' 탭에 '같이해요'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해당 카테고리에는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할 스터디 메이트를 구한다" "혼밥할 용기가 안 나는데 같이 저녁에 고기 드실 분 계시냐"는 식의 글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동네 친구 알선 앱 '위피' 역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소셜 부문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홍 모씨(30)는 당근마켓에서 만난 이용자들과 '합동 장보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약속을 잡고 근처 시장이나 마트에서 계란·채소 같은 신선식품, 조미김·참치 등 공산품을 함께 구입해 소분하는 식이다. 홍씨는 "계란은 한 판을 사면 두 달을 먹었는데, 식료품을 저렴하게 구입해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장을 보면서 친해진 분과 한강공원도 걷고 실제 오프라인 친구로도 이어져 좋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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