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권 도전 3인 3색..'민생'은 한목소리, 개혁 방향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5선), 우원식·홍영표(4선)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습니다.
새 지도부는 4·7 재보선 참패 이후 당을 수습, 쇄신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은 만큼 출사표를 던진 세 의원 모두 '민생'과 '개혁'을 강조합니다.
다만 현재 민주당이 처한 위기 원인 진단과 개혁 방향 등을 놓고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인식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 지도부가 내건 기치는 향후 대선 국면까지 민주당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만큼 관심이 쏠립니다.
■ 송영길 "'민주'란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5선 중진으로 86그룹 대표격인 송영길 의원은 오늘(15일)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변화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유능한 개혁과 언행일치로 민주당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의원은 또 "민주당과 상임위가 중심이 되어 움직여 유능한 정당, 실력과 내용을 갖춘 여당으로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타성에 젖은 관료들을 견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재난지원금, 손실보상과 부동산 정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정청이 엇박자를 낸 데 관료들의 비협조가 있었다고 보고 당의 목소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민생 부문에서는 특히 주택문제 해결을 강조했는데, 정부 부동산 대책에 더해 본인이 제안한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결합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송 의원은 출마 선언에 앞서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청년들의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만들어주겠다"며 "인천시장 시절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만들어 기존 집값의 10%만 있으면 언제든 집에 들어와 살 수 있고, 일할 능력과 직장이 있다면 목돈 없이도 바로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한편 송 의원은 자신이 2016년, 2018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우원식 "원팀으로…친문·비문 아닌 '민생대회'로"
4선의 재야 운동권 출신인 우원식 의원도 오늘 오전 청계광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는데, 다른 두 의원보다도 특히 '민생' 키워드를 더 부각합니다.
우 의원은 "민주당에는 민주, 평화, 민생, 균형발전의 네 개의 기둥이 있고 그동안 민주와 평화를 강조해 왔다"며 "민생과 균형발전의 기둥도 튼튼히 세워 지쳐가는 국민의 삶을 떠받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을 거론하며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버틴 날들이 벌써 1년이다, 삶이 휘청거리고 송두리째 뿌리뽑힐 것 같은 불안과 공포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긴급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전대부터 친문·비문 대회가 아닌 민생 대회로 만들고, 혁신하고 단결해서 민주당을 다시 국민 속에 세우겠다"며 "먹고사는 문제를 가지고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재정 확대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는데요. 우 의원은 "재정이 화수분이 아니라지만 국민의 인내도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재정의 주인인 국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재난지원책 마련을 서두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우 의원은 또 "민주당을 원팀으로 만들 수 있는 당 대표가 돼 공정한 대선 경선이 되도록 관리하겠다"며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낮은 곳에서 대선주자들을 빛내주는 당 대표, 제일 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본인의 장점을 부각해 대선 경선 관리를 공정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겁니다.
■ 홍영표 "마지막 순간까지 문재인 정부 지켜내겠다"
4선 중진이자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은 어제(14일)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한순간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켜내고,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낼 것"이라며 "절박한 심정으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정 사회를 향한 열망을 담지 못했고 민생과 개혁 과제를 유능하게 풀지 못했다, 겸손하지 못했고 비판에는 귀를 닫았다"며 "우리 안의 잘못과 허물에 엄격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재보선 참패 후 당의 쇄신 방안으로 홍 의원은 당의 안정과 단결, 공정한 경선관리, 주도적인 당의 역할 강화를 내세웠습니다.
특히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이 단결하는 경선이 되어야 한다"며 "시스템에 입각한 공정한 대선 경선을 치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의 개혁과제 추진에 자신이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규제개혁5법, 공수처와 검경수사권조정 법안 통과 등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대선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단결과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21대 국회에 와서도 많은 입법과 민생 과제를 처리했으나 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과제들이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의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골자로하는 2단계 검찰개혁 추진 등에 있어 개혁의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 당심·민심 일치? 괴리?…당권주자들 생각은
최근 조국 사태 등을 재보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초선의원들에게 일부 당원들의 문자메시지가 쏟아지자 당 안팎에서 논쟁이 있었습니다.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어디까지 민심을 대변하느냐, 당심과 민심이 일치한다고 봐야 하냐, 또 이 같은 문화가 당내 민주적 토론 문화를 저해시키는 것 아닌지 등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송영길 의원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떼로 몰려서 입을 막는 행위는 당의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며 "살아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막으면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우원식 의원은 "강성당원 문제에 대해서는 쟁점을 거기에 붙이면 그게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홍영표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심과 민심이 괴리됐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분들도 민심 속에 있는 것이다, 섬처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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