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홍영표·우원식 與 구원투수 출사표..도로 '친문 경쟁' 우려도

한재준 기자 2021. 4. 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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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다 바꿔야" 홍영표 "더 과감한 개혁" 우원식 "민생으로 정면돌파"
조국·문자폭탄에 "지나간 일" "쟁점 안돼" "문자도 민심" 말 아껴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홍영표·우원식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당 쇄신안을 비롯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구원투수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다만 세 주자 모두 4·7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연일 제기되는 당심·민심 괴리 문제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쇄신보다는 지지층 끌어안기에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전당대회가 또다시 친문(親문재인) 경쟁으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권주자 3명은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마치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세 주자 모두 출마선언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에 한목소리를 냈다. 각자의 비전도 제시했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당 혁신을 약속했다.

'누구나 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년 무주택자를 위해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90%까지 완화해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는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경험을 활용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확보에도 앞장서겠다고 했다.

친문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홍 의원은 '더 과감한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홍 의원은 전날(14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많이 반성하고 달라져야 한다"면서도 "역사의 길을 멈출 수는 없다. 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과제들이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 저출산·고령화와 국가균형발전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광도 고난도 함께 해왔다. 저는 책임이 있다. 그래서 책임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 의원은 선거 패배를 불러온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고가주택 기준 상향이나 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는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의 기본 기조나 방향은 흔들면 안 된다"고 했다.

우 의원은 '민생' 정책으로 정면돌파해 당 혁신과 정권 재창출을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선 두 후보와 달리 청계광장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 우 의원은 "국민의 절대다수인 '을'들과 함께 국민 삶의 현장에서 뛰어온 제가 민주당의 당 대표가 되고자 한다"며 "당장 이번 전당대회부터 친문-비문 대회가 아니라 민생 대회로 만들고 혁신하고 단결해서 민주당을 다시 국민 속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당내 경제민주화 기구인 을지로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낸 우 의원은 과감한 재정 정책을 통한 민생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재정이 화수분이 아니라지만, 국민의 인내도 화수분이 아니다"며 "재정지원책 마련과 집행에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오고 재정의 주인인 국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재난지원책 마련을 서두르겠다"고 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법 소급적용과 관련해서는 "그것을 소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부터 1년 넘게 누적된 손실"이라며 "누적된 손실에 대해 국가가 보호하고 있구나라는 적극적인 재정정책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3명의 주자들이 서로 다른 비전을 내세우며 당권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당심과 민심의 간극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 강성 친문 당원들이 예민하게 여기는 문제에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당 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표심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너도 나도 친문의 범주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위기감으로 해석된다.

계파색이 옅고 범친문 또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송 의원조차 4·7재보궐선거 패인으로 조국 사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이날 조국사태와 관련해 "지나간 일 아니겠나. 논쟁을 벌일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조국 사태'를 반성한 2030 초선 의원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선 "나중에 볼 문제다. 각 의원들이 당당하게 개혁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로 '재야 출신'인 우 의원도 친문 당원과 관련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해가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강성 당원에 대한 질문에 "쟁점을 거기에 붙이면 그게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우리한테 주어진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 삶의 문제"라고 답했다.

친문 주자인 홍 의원은 적극적으로 당심 수호에 나서고 있다. 홍 의원은 선거 패인으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꼽히는 것에는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괴리됐다고 분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서도 "저는 그것을 민심의 소리로 듣는다"고 강조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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