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달라는 '길거리' 노동자, 구치소로 내쫓는 노동부

2021. 4. 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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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이틀 사이 두 번.

고용노동부가 길거리에서 싸우다 '제 역할을 해 달라'고 찾아온 노동자를 구치소로 보냈다.

15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 남부지청 앞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신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한 뒤 진입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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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법은 멀고 현실은 가까운 아시아나케이오, LG트윈타워 노동자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이틀 사이 두 번. 고용노동부가 길거리에서 싸우다 '제 역할을 해 달라'고 찾아온 노동자를 구치소로 보냈다.

첫 번째는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회사의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지난해 7월 서울,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들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해고 회피 노력이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측은 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은 처음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들고 열 달이 되도록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 김정남, 기노진 씨는 이태환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본부장과 함께 노동부에 중노위 판정에 따른 복직 대책 수립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들에게 세 번의 퇴거 명령을 보냈다. 결국 세 명의 농성자와 연대를 위해 찾아온 이용덕 노동해방투쟁연대 활동가는 지난 14일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당일 경찰에서 풀려난 뒤에도 김 씨, 기 씨와 이 본부장의 단식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 1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아시아나항공의 수하물 처리와 기내 청소를 맡는 하청업체 아시아나케이오의 해고노동자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승계 거부, 노조 와해공작 시달린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두 번째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만든 뒤 고용승계 거부부터 매수 의혹에 이르기까지 갖은 와해공작을 겪었다.

먼저 LG측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첫 교섭도 끝나기 전 10여 년간 유지해오던 지수아이앤씨(지수)와의 청소 용역계약을 해지했다. 지수는 지난 1월까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두 고모 구미정, 구훤미 씨가 50%씩 지분을 나눠 소유한 LG그룹의 친족회사였다.

지수와의 용역계약 해지가 결정된 뒤인 지난해 12월 지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200만 원에서 500만 원의 돈을 줄테니 사직서에 서명하라고 종용했다. 지난 4월에는 'LG그룹 및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비방 등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한 청소노동자들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월 LG그룹의 100% 출자 자회사이자 LG트윈타워 건물관리 업체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지수,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거부한 새 용역업체 백상기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부에 고소했다. 세 달이 넘도록 이에 대한 수사는 진전이 없다.

15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 남부지청 앞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신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한 뒤 진입을 시도했다.

당일 남부지청은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진입을 시도하던 노조 간부 세 명을 건조물 침입 미수 등 혐의로 연행했다.

▲ 15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 앞에서 부당노동행위 신속 수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노동부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 곳인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보낸 시간은 338일이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LG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LG트윈타워에서 계속 일하게 해달라며 거리에서 보낸 시간은 121일이다.

긴 시간 거리에서 싸우던 노동자들이 노동부를 찾았을 때 돌아온 답은 사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논의가 아닌 외면과 추방, 그리고 경찰을 통한 연행이었다.

너무 오래 제기되어온 질문이지만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이 정부의 '노동존중'은 어디로 갔나. 절절한 사연을 안고 해결책을 찾아달라는 노동자를 외면하고 내쫓는 노동부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 곳인가.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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