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특성화고 학생들의 축제 '아트 엑스프로'

표정희 2021. 4. 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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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크레테이 교육청, 2002년부터 '아트 엑스프로' 개최

프랑스 전 지역 전문가와 특성화고 학생 연결  

전시를 통해 전문지식 배우고 전문 취업으로 연결


파리를 포함한 일드프랑스 지역에는 3개의 교육청(파리, 베르사이유, 크레테이)이 있는데 파리 외곽의 남·동쪽을 담당하는 크레테이 교육청(Académie de Créteil)에서 2002년부터 특성화 고등학생들의 전시회인 '아트 엑프로(ArtExpro)'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진행되는 '특성화고 전시 행사'는 크레테이 교육청의 상징적인 행사이자 지역 연합 축제로 올해 19회를 맞이했다. 


크레테이 교육청은 행사 취지에 대해 “교육자가 많아야 제자를 양성할 수 있고 더 많은 전문가를 발굴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드 프랑스 전 지역의 전문 기관과 학교를 연결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올해는 총 22개의 특성화 고등학교가 참여했다. 코로나로 인해 생드니(Saint-Denis)에서 개최하는 일반적 전시가 불가능했기에 지난 4월 1일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사이트는 만 명 이상 동시 접속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영상을 제작해 발표하는 학교도 있었고, 학교 내에 전시부스를 설치하여 학교장, 교사, 학생들이 직접 작품 발표를 하기도 했다.


라쑤흐쓰 고등학교(Le lycée La Source)의 실내장식 학과 학생들은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의 도슨트와 함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샬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전시를 함께 관람했다. 이후 전시장에서 받은 영감으로 모듈식 디자인을 만들었다. 


같은 학교 패션 의류학과 2학년 학생들은 아티스트 세바스티앙 구쥐(Sébastien Gouju)와 협업했는데, 세바스티앙은 작년 에르메스 재단 미술관에서 가죽으로 전시를 한 작가로서 이번 행사에 학생들과 함께 인조 가죽 코르셋을 제작해 선보였다.


파리 장식 미술관 (Le Musée des Arts décoratifs)과 파트너십이 맺어져 있는 발드비에브흐 고등학교(Le lycée Val de Bièvre)의 호텔리어 학과 학생들은 포장 받침을 제작했다. 


다히위 밀로 고등학교(Le lycée Darius Milhaud)의 의류 판매 학과 학생들은 '나에게 기쁨을 주는 직업'이란 주제로 영상을 제작했고, 까미으 클로델 고등학교(Le lycée Camille-Claudel)의 고객 관리학과 1학년 학생들은 성차별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모아 콩트를 만들었다.


몽탈로 고등학교(Le lycée Montaleau)의 호텔리어 학과 요리·서비스 전공 3학년 학생들은 일드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업했다. 학생들은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을 맞이하며 행사 진행도 맡았는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하는 동안 손님들에게 준비한 음식을 시식토록 했다. 학생들은 행사 동안 전문가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고, 음식과 서비스는 물론 음악이 갖는 중요성도 배웠다. 


◆일드프랑스 국립 오케스트와 호텔리어 학과 학생들의 파티 ©Académie de Créteil


이처럼 학생들은 그동안 준비하고 배워온 과정을 행사를 통해 실현했고, 교사·전문가와 협업하는 과정을 통해 직업의식과 전문가적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지역의 중학생들은 행사를 보며 진로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드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의 문화 활동 담당자인 바네사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두를 위한 일드프랑스 행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5년부터 특성화 고등학교 의상학과, 병원 서비스학과, 요리학과 등과 협력해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행사는 동기 부여된 교사들과 함께 학생들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라며 "이번 행사 역시 학생들은 상상한 음식을 완성하며 혁신적인 태도로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크레테이 교육청장 다니엘 오베흘로(Daniel Auverlot)는 이번 행사에 대해 “나는 후보 검토를 하는 동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고 열정을 표현했다. 이 행사를 통해 그들은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발표된 작품들은 11월경에 교육청 홈페이지에 소개될 예정이며, 이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작품을 통해 파트너십과 취업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비주얼 머천다이징학 과 학생의 연출 ©크레테이 교육청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D1QsWBqV2sk


한편, 2021년 2월에 발표된 프랑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2019년 특성화 직업 고등학교의 취업률은 41%에 불과했고 졸업생 중 33%가 무직이었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 위기로 원격 수업과 부분적 수업이 진행되면서 현장에서 기술을 배워야 하는 특성화 고등학생들의 취업률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크레테이 교육청의 아트 엑스프로와 같은 행사가 학생들의 취업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파리 = 표정희 글로벌 리포터 pyojh@yahoo.fr


■ 필자소개

프리랜서 작가

<어느 프랑스 외인부대원 아내의 이야기> 저자

문화예술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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