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마친 카카오, 삼바·현대차 제치고 시총 5위
[경향신문]
액면분할을 마친 카카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차를 제치고 시가총액 5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통상 액면분할 후 주가가 조정에 들어가지만, 카카오의 경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인 15일 기준가(11만2000원) 대비 7.59% 오른 1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53조4790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53조3290억원)와 현대차(49조2505억원)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외하면 시총 5위다. 카카오는 개장 후 5분 만에 13만원을 돌파해 장중 18% 주가가 급등하면서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액면분할 후 카카오 1주당 가격은 직전 거래일인 9일 종가(55만8000원)의 5분의 1인 11만1600원으로 바뀌었다. 발행주식 수는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3100주로 늘었다.
액면분할은 소액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 주식 거래량을 늘리지만, 막상 액면분할 후에는 주가가 주춤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액면분할을 단행한 기업 71개사 중 한 달 후 주가가 상승한 곳은 24곳(34%)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 1월31일 액면분할 공시 후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정지 시점까지 3개월 동안은 주가가 6% 이상 올랐다. 그러나 액면분할 후 3개월 동안에는 주가가 11.75% 떨어졌다.
카카오는 액면분할 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우선 카카오가 지분 23%를 보유한 두나무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다. 다른 카카오 계열사들도 잇따라 상장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했다. 6월 중하순에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도 연내 상장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의 카카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70% 성장한 1555억원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의 상장 모멘텀이 또다시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따른 카카오 전체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되며,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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