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이냐 막시즘이냐"..6월 페루 대선 결선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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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6일 예정한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 이념적으로 양 극단에 선 두 후보가 맞붙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차 투표에서는 초등학교 교사이자 노조 지도자 출신의 급진 좌파 페드로 카스티요(51) 후보가 예상을 뛰어넘으며 선두에 섰고,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부패한 독재자의 딸'이란 오명을 딛고 정계에 진출해 보수 진영을 이끌고 있는 게이코 후지모리(45)가 3위 후보와 근소차로 결선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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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오는 6월 6일 예정한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 이념적으로 양 극단에 선 두 후보가 맞붙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차 투표에서는 초등학교 교사이자 노조 지도자 출신의 급진 좌파 페드로 카스티요(51) 후보가 예상을 뛰어넘으며 선두에 섰고,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부패한 독재자의 딸'이란 오명을 딛고 정계에 진출해 보수 진영을 이끌고 있는 게이코 후지모리(45)가 3위 후보와 근소차로 결선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페루 중앙선거관리위원회(ONPE)에 따르면 지난 4월 11일 1차 투표 개표가 99.024% 집계된 결과 페루자유(Peru Libre)당의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19.083% 득표해 전체 18명 후보 가운데 1위, 민중권력당(Fuerza Popular)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13.374% 득표율로 2위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공약은 특히 경제 부문에서 양 극단을 보이고 있다.
2017년 두 달간 이어진 교원 장기 파업을 이끌며 이름을 알린 급진 좌파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는 유세 기간 개헌과 사법개혁, 광물·석유·수력·가스·통신 등 주요 산업 국유화를 목표로 한 국가 주도 경제 개혁을 다짐했다. 그는 "우리 페루의 부는 페루에 있어야 한다. 1993년 채택한 시장사회경제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은 국익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이를 전면 개혁해 '시장과 함께 가는 국민 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결선 진출이 확실시된 이날 연설에서 "(결선은) 마켓(시장)과 막시즘(마르크스주의)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저는 마르크스주의나 공산주의가 아닌 사회시장경제 모델을 제안한다. 산업 국유화 입장은 거부한다. 부를 창출하고 산업 전반을 강화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드로 카스티야 후보는 빈민층 출신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해 상대적으로 보수층 지지자가 많은 수도 리마보다는 역사적으로 정부 정책에서 배척되고 소외돼 온 아야쿠초 등 17개 지역에서 표를 모았다. 그는 후지모리와의 결선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싸움, 주인과 노예의 대결"이라 칭하고 있다.
반면, 게이코 후지모리는 이 같은 프레임을 거부하고, "더 많은 상처를 내기보다, 우리는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계급전쟁은 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또 과거 10년간 장기 집권한 부친이 인권침해와 부패 등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사면받은 점을 의식한 듯, "정부 신뢰를 저해해온 혐오와 복수의 정치를 뒤로 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진보적인 사회 어젠다에서는 두 후보 모두 극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도 단원제 의회 130석 중 카스티요의 페루자유당이 32~35석, 민중권력당이 24석을 각각 차지하고, 이어 각기 정당들로 표가 분산될 것으로 입소스 페루 등이 예측하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극우 가톨릭 의석이 최다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페인 엘파이스는 "페드로 카스티요도, 게이코 후지모리도 모두 성 평등과 동성 간 결혼, 낙태 합법화, 성 소수자(LGBTI) 인권 같은 진보적 이슈엔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어떤 후보가 당선하든 (사회적으로는) 보수적으로 기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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