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환하는 도심 속 레트로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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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신설동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풍물시장이 있다.
서울시가 신설동 숭인여중부지에 2층으로 건물을 지어 지금의 서울풍물시장으로 상인들이 이주하도록 하면서 현재로 이어졌다.
바쁜 현대 생활과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쳐 있다면 서울풍물시장에서 추억을 소환하고, 바로 옆 동대문도서관에서 손에 잡히는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며, 인근의 우산각 어린이공원에서 신선한 봄바람과 더불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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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이곳]
동대문구 신설동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풍물시장이 있다.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10번 출구 동대문우체국 골목을 따라 5분 걸으면 만난다.
서울풍물시장에 들어서면 800개 넘는 상점에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오래된 물건들이 반긴다. 1960~70년대 옷, 공중전화, 장신구, 시계, 음악 테이프, 레코드, 생활 장식품, 고가구, 청화백자, 재봉틀, 옛날 지폐, 동전, 통기타, 악보까지.
우리네 부모님들의 젊고 활기찬 시절이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방송국이나 영화사의 소품 담당자가 옛날 물건을 구하러 오기도 하고 요즘 열풍인 레트로 카페 사장님이 장식품을 구하러도 온다.
‘무엇이든 삽니다. 물물교환 환영합니다’라고 쓴 간판에 눈길이 간다. 기타 가게 주인아저씨는 노트북으로 악보를 보며 통기타 연습에 한창이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은 오래된 불상에 관심을 갖고 주인장에게 말을 걸고 있다.
2층에는 1960~70년대 서울 시내 상점가를 재현한 청춘 1번가가 있다. 청춘이용원과 청춘다방은 실제 영업한다.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청춘사진관’, 추억의 교실, 문방구, 오락실, 복덕방, 만나경양식, 짱돌전파사 등으로 꾸민 추억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디선가 한약 냄새가 나서 돌아보니 ‘감기 뚝 기침 뚝 한방약 꿀차’를 내리는 주인장 옆에 ‘마이산 토종꿀’이라고 쓰인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은 새로 지은 것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세월이 담긴 오래된 물건으로 가득하다. 물건들에는 손님도 꾀를 부리고 주인도 못 이기는 척하는 맛, 그 풍경도 묻어난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서울풍물시장의 역사는 청계천이 복개되기 전 황학동 일대에 고물상과 노점이 생기면서 시작됐다. 이곳은 조선 시대에 미술품과 골동품을 팔던 곳이었는데 그 상점들이 인사동으로 옮겨 가고, 서서히 황학동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으로 구제품을 파는 중고물품 유통 거리로 유명해졌다.
또한 이곳에는 1960년대 청계천이 복개되며 삼일아파트가 지어졌는데, 1층과 노점에 골동품상, 고가구상, 헌책방 등이 들어섰다. 전국에서 수집한 골동품 중에서 진품이 나오기도 해 한때는 골동품상 130여 개가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답십리로 이주하고 난 뒤 1990년대에는 음반과 비디오, 헌 옷이나 각종 잡화를 취급하는 가게들만 남았다.
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로 주변 노점상 강제철거가 시작됐다. 1970년대의 축구 열기로 가득한 축구장 트랙이 있던 동대문운동장에 동대문 풍물벼룩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터를 잡았다. 2008년에 동대문 운동장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들어서면서 철거됐다. 서울시가 신설동 숭인여중부지에 2층으로 건물을 지어 지금의 서울풍물시장으로 상인들이 이주하도록 하면서 현재로 이어졌다.
지금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다소 한산한 느낌이다. 어서 상황이 좋아져 ‘역사와 전통이 청계천의 냇물처럼 흐르는’ 서울풍물시장이 다시 활기가 넘치는 장소가 되길 기대해본다.
바쁜 현대 생활과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쳐 있다면 서울풍물시장에서 추억을 소환하고, 바로 옆 동대문도서관에서 손에 잡히는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며, 인근의 우산각 어린이공원에서 신선한 봄바람과 더불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송인준 동대문구 홍보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사진 동대문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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