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에 팬데믹, 기후변화까지 '서리' 맞은 프랑스 와인농가
[경향신문]
프랑스 와인농장들이 서리를 맞았다. 미국의 ‘관세폭탄’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이어 이번엔 진짜 냉해로 인한 서리를 맞았다. 프랑스 정부는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정말 필요한 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프랑스24는 14일(현지시간) “와인농가에 내린 서리로 올해 포도밭과 과일 작물이 최악의 흉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와인농가는 재정파탄까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론, 보르도, 부르고뉴, 보졸레 등엔 지난 5일 저녁부터 8일 아침까지 이례적인 한파가 계속됐다. 한파 이전엔 느닷없는 더위가 있었다. 3월 중순 이후 한낮 기온이 영상 26도까지 오르는 등 이상고온이 지속되다가, 1주일도 안돼 기온이 영하 6~7도까지 떨어지면서 서리가 농작물을 뒤덮었다. 와인농가의 80% 정도가 피해를 입었고, 포도밭뿐 아니라 고추씨, 사과, 살구 등을 경작하는 곳도 큰 피해를 입었다. 백포도주로 유명한 부르고뉴의 생산자협회장은 “2021년 예상 수확량의 최소 50%가 소실됐다”고 추정했다. 론밸리의 와인 생산업체 대표 필리프 펠라톤은 “정상 수확에서 80~90%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지난 40년 중 가장 적은 수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보르도의 와인상인 대표 크리스토프 샤토는 “경제적으로 파탄을 선언하는 와인생산자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 와인농가는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에어버스에 대한 유럽연합의 보조금을 문제삼아 프랑스산 와인에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미국은 최대 프랑스 와인수입국이지만 관세조치 이후 2020년 수입이 18%나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관광수입까지 대폭 감소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8일 해당지역에 농업재해를 선포하고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농민들에게 필요한 건 기후변화 위기대책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CNN은 “프랑스 와인생산자들은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포도나무들이 더 빠르고 일찍 자라게 돼, 추위에 민감해졌고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전국농민연합은 “기후변화에 부응하는 관리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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