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하면서도 가벼운 익룡, 비밀은 뼛속 '자전거 바큇살'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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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 말 공룡이 지상을 지배했다면 하늘은 공룡 사촌뻘인 익룡 세상이었다.
익룡 가운데서도 거대 익룡은 기린 크기의 목 위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머리를 이고 비행기 크기의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 압도적인 경관을 연출했을 것이다.
마틸 교수는 "극도로 가는 경추와 여기에 추가된 나선형으로 배치된 교차하는 버팀대 덕분에 거대 익룡은 기린보다 긴 목과 무거운 목을 지탱하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비행능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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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크기 날개에 기린 목, 거대 익룡 비행의 비밀 밝혀져..공룡도 물고 갔을 듯
중생대 말 공룡이 지상을 지배했다면 하늘은 공룡 사촌뻘인 익룡 세상이었다. 익룡 가운데서도 거대 익룡은 기린 크기의 목 위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머리를 이고 비행기 크기의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 압도적인 경관을 연출했을 것이다.
그러나 화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뼈가 가벼운 거대 익룡이 어떻게 긴 목을 부러뜨리지 않고 사냥감을 옮겼는지는 오랜 수수께끼였다. 영국 포츠머스 대 연구진은 모로코에서 발굴된 완벽하게 보존된 거대 익룡 화석을 엑스선 단층촬영으로 분석해 그 비밀을 밝혔다.
연구자들은 15일 과학저널 ‘아이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아즈다르코 과의 거대공룡의 목 척추뼈 내부에서 동물 세계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나선형 버팀대 구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데이브 마틸 교수는 “척추의 중추 신경관과 척추뼈를 잇는 버팀대가 나선형으로 배열돼 있었는데 버팀대가 서로 교차하는 등 자전거 바퀴살 형태였다”며 “진화는 이 동물을 경탄할 만한 효율적인 비행자로 만들었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켐켐 화석지에서 발굴한 거대 익룡의 목뼈 화석을 분석했다. 켐켐 화석지는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으로 스피노사우루스,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을 포함해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는 곳이다(▶"1억년 전 모로코는 지구 역사상 가장 위험한 곳").
아즈디르코 과의 익룡은 지구에 존재한 가장 큰 비행 동물로서 날개를 편 길이가 경항공기 날개폭에 해당하는 12m에 이른다. 게다가 길이가 1.5m가 넘는 큰 머리를 기린보다 긴 목으로 지탱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경북 군위와 전남 해남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익룡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하늘의 제왕’ 세계 최대 익룡들의 사냥터).
주 저자인 캐리아드 윌리엄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박사과정생은 “이들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목이 길어 머리에서 5번째 척추뼈의 길이가 그 동물의 몸길이 만큼 길 정도”라며 “이에 견주면 기린은 완벽하게 정상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거대 익룡의 긴 목이 체중을 견디는 비결은 목 경추 튜브 안에 또 하나의 튜브가 들어있는 이중구조 덕분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이중 튜브 구조가 전부는 아니었다. 화석의 내부를 3차원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두 개의 관을 많은 버팀대가 지탱하는 정교한 구조가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버팀대 50개로 목이 찌부러드는 것을 막는 힘을 90% 늘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구조가 밝혀지기 전까지 고생물학자들은 거대 익룡이 잡아먹을 수 있는 먹이가 몸집이 큰데도 물고기나 소형 포유류와 파충류 등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았다. 물 표면에서 플랑크톤을 걸러 먹거나 다슬기 같은 무척추동물을 먹었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새로 발견된 구조라면 9∼13㎏ 무게의 먹이를 사냥해 운반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분석한 화석의 주인공이 목 길이 1.5m 날개폭 6∼8m인 익룡인데 비춰 더 큰 익룡이라면 공룡도 너끈히 사냥감으로 삼을 만한 능력이다(▶딱정벌레부터 공룡까지, 익룡의 식성 밝혀졌다).
마틸 교수는 “극도로 가는 경추와 여기에 추가된 나선형으로 배치된 교차하는 버팀대 덕분에 거대 익룡은 기린보다 긴 목과 무거운 목을 지탱하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비행능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용 논문: iScience, DOI: 10.1016/j.isci.2021.102338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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