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옷가게 직원 뺨 때린 혐의로 경찰 조사
주한 벨기에 대사의 아내가 서울의 한 의류 매장에서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외교관과 그 가족에 부여되는 면책(免責) 특권에 따라 혐의가 인정돼도 처벌받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5일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아내 A씨를 폭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63)씨는 지난 9일 오후 3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 매장에서 직원 B(34)씨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은 이날 A씨가 혼자 매장에 방문해 옷을 둘러보고 나갈 때 발생했다. A씨가 입고 있던 옷이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는 옷과 똑같자, 한 직원이 문 밖으로 따라나와 구매 여부를 확인했다. 옷이 A씨의 것으로 확인되자 직원이 사과하고 매장에 들어왔는데, A씨가 따라 들어와 영어로 ‘책임자를 데려오라’며 해당 직원의 팔을 흔든 것이다. 이어 이를 말리던 직원 B씨의 왼쪽 뺨을 때렸다.
직원 B씨는 “폭행을 당했을 때는 A씨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당당해 보이고 죄책감도 없어 보였다”며 “출동한 경찰로부터 대사 아내란 사실을 들었다”고 했다. B씨는 폭행 당시 왼쪽 뺨이 부어오르고 눈의 실핏줄이 빨개질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이어 “경찰로부터 면책 특권 때문에 처벌이 힘들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사과를 받고 싶은데 아직까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중국에서 태어나 국제기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자 최근의 반중(反中) 감정과 맞물려 네티즌들 사이에선 ‘중국인이 한국인을 무시한 것이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면책 특권 때문에 폭행 혐의가 인정돼도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사관과 협의해 일단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 관계자는 “대사 가족의 개인적인 일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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