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링컨 에비에이터..아픈만큼 성숙해진 럭셔리 SUV

2021. 4. 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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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에비에이터는 단맛 쓴맛 모두 맛본 준대형 SUV다. 링컨은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의 자존심을 내걸고 지난 2002년 에비에이터를 내놨지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내놓은 SUV에 밀려 결국 4년 만에 단종됐다. 링컨은 2010년 중반부터 SUV 대세가 형성되자 에비에이터를 부활시키기로 결정했다. 2018년 다시 살아난 에비에이터는 제몫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에비에이터는 1426대가 팔렸다. 링컨 전체 판매대수(3378대) 3분의 1 이상을 에비에이터가 담당했다. 올 1~3월에는 링컨 전체 판매대수 1129대 중 647대가 에비에이터 몫이었다.

에비에이터는 올해 출시된 링컨 네비게이터보다 작다. 대형 SUV 자리는 네비게이터에 넘겨줬지만 웬만한 대형 SUV 크기다. 전장×전폭×전고는 5065×2020×1760㎜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을 장악한 현대차 팰리세이드(4980×1975×1750㎜)보다 크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도 에비에이터(3025㎜)가 팰리세이드(2900㎜)보다 길다.

에비에이터의 지향점은 ‘자가용 제트기’다. 핵심 콘셉트는 ‘고요한 비행(Quiet Flight)’이다.

제트기의 유선형 곡선과 라인을 단순화해 차체 디자인에 반영했다. 보닛에는 볼록한 세로선을 넣어 볼륨감을 향상했다.

사람의 코에 해당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기에 비해 작다. 차체를 더욱 커보이게 만든다.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LED 헤드램프와 ‘L’자 주간주행등은 독수리의 매서운 부리와 눈매를 연상시킨다. 맨 앞기둥인 A필러부터 가장 뒤쪽 기둥인 D필러까지 길게 이어진 기다린 창문은 ‘통창’처럼 시원시원하다. 비행기 날개에서 영감을 받은 좌우 리어램프는 가로로 연결됐다.

실내는 품격을 높이는 데 공들였다. 30방향 퍼펙트 포지셔닝 가죽 시트는 운전자가 자세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항공기 좌석에 부착된 모니터와 비슷하게 디자인됐다. 스피커를 28개나 적용한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 시스템도 탑재했다.

스피커가 10개만 넘어도 프리미엄 대접을 받는데 2배 이상이다.

실내 곳곳은 진짜 가죽과 나무로 꾸몄다. 버튼형 변속 방식을 적용해 기어레버를 없앴다. 그 자리는 덮개를 갖춘 수납공간으로 만들었다. 2열은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를 지향했다.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러운 시트는 2열에 타는 가족을 ‘VIP’로 만들어준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기본 520ℓ, 최대 2200ℓ다. 편하게 차박(차+숙박)할 수 있다. 단, 7인승에 적용된 3열에는 성인이 타기 어렵다. 어린아이가 타거나 적재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시승차는 트윈터보 3.0ℓ V6 엔진, 10단 변속기, 후륜 기반 4륜구동을 적용했다. 최고출력은 405마력, 최대토크는 57.7㎏·m, 복합 연비는 ℓ당 8.1㎞다. 에비에이터에 다가가면 차고가 최대 50mm까지 내려간다. 타기 쉽게 에스코트해주는 셈이다.

주행 성능은 ‘안락’에 초점을 맞췄다. 브랜드 콘셉트 ‘고요한 비행’을 성능에 적용해서다. 저·중속에서는 편안하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10단 변속기도 매끄럽게 작동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5m 넘는 덩치가 힘 있게 치고 나간다. 고속 안정성도 우수하다. 다만, 크고 높은 덩치 때문에 고속으로 곡선 구간을 통과할 때는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자율 주행 성능도 우수한 편이다. 차로 중앙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가감속한다. 다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버튼도 분산돼 사용법이 복잡하다. 기능 조작도 불편하다. 무엇보다 어색한 한글화는 아쉽다. 드라이브 모드를 작동해보면 스포츠 모드가 ‘떨림’으로 표시된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계기판에 나오는 글자 간격이 좁고 색감도 좋지 않아 가독성이 떨어진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은 리저브가 8410만 원, 블랙레이블이 9390만 원이다.

[글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사진 링컨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75호 (21.04.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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