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피일' 주호영 사퇴 지연에 반발 고조.."이율배반 모습"(종합)

김일창 기자,유경선 기자 2021. 4. 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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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부터 초선·재선·중진까지 연일 "조속한 거취 결정 필요" 촉구
결정 늦어지며 '자중지란' 부각 부작용..주 "합당 정리 후 거취 밝힐 것"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유경선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의 거취 표명이 늦어지면서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당내 인사들의 주 권한대행을 향한 압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주 권한대행은 어떻게든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는 모습이다.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주 권한대행의 거취 결정을 촉구하는 의견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들과 초선, 재선, 중진을 막론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위원들은 주 권한대행에게 조속한 거취 결정을 요구했다.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비대위원들은 각론은 조금씩 다르나 큰틀에서는 '선전대 후합당'이 의견"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주 권한대행이 조속히 거취를 결정해주는 게 맞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대위원도 "주 권한대행은 사익추구하며 정치를 해본적이 없다고 하지만 전당대회 나갈거냐는 핵심 질문에는 답을 안하면서 골든타임만 흘려보내고 있다"며 "조만간 출마 결정을 한다면 사익추구하지 않는다는 본인 말과 이율배반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3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주 권한대행의 시간끌기로 당 혁신 논의를 하기도 전에 당권 다툼만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초선들은 전날 열린 총회에서 "원내대표 문제가 되도록 빨리, 그러나 순리대로 정리되면 좋겠다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지난 12일 모인 재선 의원들도 "주 원내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하면 당의 안정, 원내 정책의 단절성을 방지하기 위해 조기사퇴해야 한다는 부분이 재선 의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중진들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5선)은 전날 열린 주 권한대행과 중진의원간 연석회의 비공개 자리에서 주 권한대행에게 "빨리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훙문표 의원(4선)도 주 권한대행의 거취 결정이 미뤄짐에 따라 정치권에서 정진석 의원(5선)과의 '선(先)단일화' 소문이 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담합이 사실이라면 구태정치나 나눠먹기식 패거리 정치, 추잡한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권과 여론은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자중지란'에 빠졌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아사리판'이라고까지 했다.

그리고 그 배경에 주 권한대행의 '거취'가 자리한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주 권한대행은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늘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마무리된 후에 밝히겠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4.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그러나 당 대표 출마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다음달로 원내대표 임기도 마치게 되는 주 권한대행이 계속 직을 유지하면서 합당과 전당대회 등 핵심 당면과제들의 매듭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조기 원내대표 선거를 진행해 새 원내지도부를 구성하고, 새 지도부가 국민의당과의 합당 및 전당대회 관련 현안을 책임 있게 논의해 질서 있는 야권 재편 및 지도부 구성으로 이어지는 게 순리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거취 표명이 늦어지면서 이 모든 것이 꼬여버린 형국이다. 당 대표 후보군들은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있고, 이는 원내대표에 나설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주 권한대행은 "우리부터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합당해야 한단 의견도 있지만 그러면 시간이 걸리고 합당 문제가 더 뒤로 넘어간다"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만약 주 대표가 조기에 결정을 내렸다면 원내지도부가 지금쯤 구성됐고, 또 원내대표 선거를 하면서 의원들의 합당 등과 관련한 의견이 정리됐을 것"이라며 "일의 진행 속도는 지금과 비슷할 수 있지만 혼란스러운 모습은 훨씬 줄었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당내에서는 주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극우 이미지가 적고 당 장악력이 다른 후보군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마무리지으면 당선 가능성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의원은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합당을 이뤄낸 사람이 누구인지, 중도층을 포섭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강조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마무리 짓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주 권한대행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주 권한대행이 당 대표에 출마한다면 원내대표 후보군과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4선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과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의 대결 가능성이 예상된다.

만일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고 주 권한대행(대구 수성구갑)이 당 대표에 선출된다면 국민의힘은 자칫 '영남당'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주 권한대행과 김 의원이 지난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도 이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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