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바디' 90분간의 팝콘각 노 필터 액션

2021. 4. 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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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과 ‘분노의 질주’ 감독이 제작하고, ‘존 윅’의 각본가가 참여해 화제가 된 영화 ‘노바디’는 과거를 숨긴 채 무능한 가장으로 살고 있던 주인공이 강도 사건을 계기로 억눌렀던 분노를 폭발하면서 벌어지는 액션 영화다. ‘브레이킹 배드’의 악질 변호사 밥 오덴커크가 액션 스타로 변신했고, 1인칭 액션 영화 ‘하드코어 헨리’로 주목받은 일리야 나이슐러 감독이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완성했다.

비범한 과거를 숨긴 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을 사는 한 가정의 가장 ‘허치’(밥 오덴커크). 매일 출근을 하고, 일과 가정 모두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아들한테는 무시당하고 아내와의 관계도 소원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에 강도가 들고 허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한번의 반항도 하지 않고 무력하게 당한다. 모두 무능력하다고 자신을 비난하자 허치는 결국 그동안 참고 억눌렀던 분노를 폭발시키고, 우연히 러시아 마피아 자금 시스템인 ‘옵샤크’를 관리하는 소시오패스 마피아 ‘율리안’(알렉세이 세레브리아코프)의 동생을 죽이게 된다.

영화는 초반엔 지루한 허치의 일상처럼 느리게 흘러간다. 자신의 개와 차를 건드리자 복수에 나선 ‘존 윅’처럼 허치도 강도가 딸의 고양이 팔찌를 가져갔음을 깨닫자 분노가 폭발하고, 그때부터 영화는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버스에서 보여 준 액션은 다소 약하다고 느껴질 법했지만 오히려 현실감을 선사하며, 수류탄, 부비 트랩, 총기 액션이 난무하는 클라이맥스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스타일리시했던 ‘하드코어 헨리’의 날 것 같은 액션, ‘데드풀’의 유머까지 모든 것이 담긴 ‘팝콘각’ 영화다.

미드 ‘브레이킹 배드’, ‘베터 콜 사울’에서 천재적인 언변과 남다른 친화력을 갖춘 인물인 변호사 ‘사울 굿맨’ 역을 맡았던 오덴커크가 주인공 ‘하치’ 역을 맡았다. 8년간 미국 인기 코미디 쇼 ‘SNL’ 작가로 활동하며 1989년 에미상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탁월한 연기력과 코미디 감각까지 겸비한 그는 2년간의 훈련을 거쳐 총기 액션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백 투 더 퓨쳐’의 ‘브라운 박사’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전 FBI이자 현재는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허치의 아버지 데이빗 역을, 영화 감독 및 배우로 맹활약 중인 뮤지션 르자가 허치의 형제인 ‘해리’ 역으로 합류했다. 영화 ‘리바이어던’으로 주목받은 알렉세이 세레브리아코프가 스크린을 압도하는 러시아 마피아 율리안 역을 맡아, 노래를 사랑하지만 폭주하면 가차 없이 사람을 죽이는 소시오패스를 연기한다.

‘존 윅’의 각본가와 제작자가 참여해서인지, 세계관이 많이 닮아 있다. 현실감 있는 액션, 보잘것없어 보이는 인물을 잘못 건드렸다가 호되게 당하는 악당들, 총을 쏘고 피가 튀기는 중간에서도 병맛 개그를 선보이는 주인공들. 허치처럼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다가 가끔 일탈 행동을 하곤 하는 사람들을 대리 만족시켜 줄 만한 90분이다.

‘노바디’의 분위기, 액션, 주제, 스타일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간략하게 정리, 30페이지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 감독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실제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집에 두 번이나 강도 침입을 당했던 밥 오덴커크 개인의 경험을 통해 더 구체화됐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함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인기 넘버인 ‘The Impossible Dream’, 팻 베네타의 ‘Heartbreaker’ 등이 활용돼 영화의 분위기를 더 생생하게 만든다. 러닝 타임 91분.

[글 최재민 사진 유니버설픽쳐스]

[※본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75호 (21.04.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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