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다] 죽이고서 되살아난 KKK단 / 김태권

한겨레 2021. 4. 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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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패건은 열세살 소녀였다.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연필공장에서 일했다.

프랭크는 북부의 코넬대학교에서 공부를 했고 남부에서 사업을 했다.

남부 백인의 원한이 생생할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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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리오 프랭크 1884~1915
리오 프랭크 (1884~1915)

메리 패건은 열세살 소녀였다.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연필공장에서 일했다. 1913년 4월에 목숨을 잃었다. 살인사건이었다. 그날 패건은 일주일치 봉급을 받으러 사장실을 들렀다. 공장에서 일하던 짐 콘리는 사장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콘리가 의심스럽다는 훗날의 증언도 있다). 증거랄 증거는 이게 전부다. 그런데 젊은 사장 리오 프랭크가 잡혀갔고 엉성한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았다. 어째서?

프랭크가 유대인이었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에서 유대인은 유색인종과 비슷한 차별을 받았다. 프랭크는 북부의 코넬대학교에서 공부를 했고 남부에서 사업을 했다. 남부 백인의 원한이 생생할 때 말이다. 프랭크가 태어난 날이 1884년 4월17일이다. 남북전쟁은 1861년에 일어났고 북부 장군 셔먼이 애틀랜타를 때려 부순 때가 1864년이었다. 남부의 백인들은 프랭크 같은 사람이 미웠다. “그는 유대인이고 사업가였고 소녀를 고용했고 명문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이 사건을 연구한 스티브 오니는 지적했다.

조지아주의 주지사였던 존 슬레이턴은 생각이 달랐다. 수천쪽의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프랭크는 죄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프랭크를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그러자 백인들이 발끈했다. “우리는 언제라도 흑인을 나무에 목매달 수 있다. 북부에서 온 유대인 하나쯤 어려울까.” 남부 정치인이 사석에서 했다는 이야기다(욕설은 다듬었다).

1915년 8월 남부 사람들이 감옥을 쳤다. 프랭크를 끄집어내 나무에 매달았다. 주검 아래 서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때부터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자주 모였다. 한때 주춤하던 큐클럭스클랜(KKK단)이 이 사건으로 되살아났다고 후세 사람들은 생각한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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