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빙상선수 폭력 피해, 타 종목의 2배..75% "폭언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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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권위가 공개한 '빙상종목 선수 인권상황 특별조사'에 담긴 빙상선수 들의 증언이다.
이날 국가인권원회(인권위)는 빙상종목 선수가 다른 종목 선수보다 더 심각한 폭력 피해 등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교육부·대한빙상경기연맹 등 관련 기관에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게 선수·지도자 및 임직원의 인권 행동 규범, 대상별 인권교육 프로그램 및 모니터링 방안 등을 담은 빙상종목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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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협박 경험 비율 다른 종목 웃돌아
'신체폭력 경험' 실업 선수 31.2%
“한참 맞을 때는 아이스하키채 3개가 부러질 정도로 맞았어요. 20분 동안 라커룸에 갇혀서 맞아본 경험도 있어요.” (빙상선수 ㄱ씨)
“라커룸에 데려가서 스케이트를 신기고 스케이트 타는 자세를 잡으라고 한 뒤 등, 엉덩이, 허벅지처럼 안 보이는 데만 때려요.” (빙상선수 ㄴ씨)
15일 인권위가 공개한 ‘빙상종목 선수 인권상황 특별조사’에 담긴 빙상선수 들의 증언이다. 이날 국가인권원회(인권위)는 빙상종목 선수가 다른 종목 선수보다 더 심각한 폭력 피해 등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교육부·대한빙상경기연맹 등 관련 기관에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 빙상선수 인권은 인권상황이 전반적으로 취약한 스포츠 분야 가운데서도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하는 말을 듣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져 공포감을 주는 행위 등을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한 빙상선수는 초등학생 28.3%, 중학생 19.9%, 고등학생 25.9%, 대학생 50%로 전체 종목 평균(초등학생 19%, 중학생 13.8%, 고등학생 14.6%, 대학생 3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실업 선수 응답은 75%로 전체 종목 실업 선수 평균(33.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빙상선수는 실업 선수 31.2%, 대학생 29.4%, 초등학생 26.2%, 고등학생 22.1%, 중학생 20.2%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업 빙상 선수의 신체 폭력 경험은 다른 종목 실업선수 평균(15.3%)에 두배에 달했다. 신체폭력은 손이나 발, 운동기구나 도구를 이용해 구타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기는 ‘1년에 1~2회’라는 응답이 많았지만, 실업 선수 집단에서는 ‘한 달에 1~2회’라는 응답이 45%, ‘거의 매일’이라는 응답도 25%나 됐다.
이번 조사는 2019년 7∼8월 전체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학생선수, 실업선수 등 6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에서 빙상선수 응답 데이터를 추출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같은해 5~11월 빙상선수 6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도 이뤄졌다. 인권위는 지난 2019년 1월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선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시행했다.
인권위는 또 “빙상종목 학생 선수들은 새벽, 오후, 저녁 훈련 등 매일 4~5시간 이상의 장시간 훈련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은 물론 성장기 청소년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도 확보하기 어렵다”며 “학습권 침해는 물론 선수들의 정신적·육체적 소진과 부상, 운동 중단 등 아동학대 수준의 인권침해를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빙상선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근본 원인으로 △선수·지도자의 경직된 위계 구조 △지도자의 폭력이 성적과 메달을 위한 것으로 공공연히 용인되는 문화 △일부 지도자의 빙상장 독점적 사용, 국가대표 코치 및 선수 선발권, 실업팀과 대학특기자 추천권 등의 전횡 △인권침해와 체육비리에 대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무능이나 묵인 행위 등을 꼽았다.
인권위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게 선수·지도자 및 임직원의 인권 행동 규범, 대상별 인권교육 프로그램 및 모니터링 방안 등을 담은 빙상종목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빙상종목 지도자의 전문성과 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해 ‘경기인 등록규정’을 개정해 지도자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대한빙상경기연맹 정관’ 제37조의 각종 위원회 위원의 결격 사유를 스포츠공정위원에 준하도록 강화할 것 등도 권고했다.
아울러 교육부 장관에게 ‘학원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의 과외교습에 체육 교습 행위가 포함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하는 등 아동과 청소년의 학교 밖 체육 활동과 관련한 인권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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