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자가검사키트 도입, 학교방역 흔든다" 잇단 반대성명

김정현 2021. 4. 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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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도·민감도 낮고 어차피 PCR 검사 진행해야"
"등·하교 때마다 검사하면 학생에게도 스트레스"
"안정성, 실효성 확인되기 전까지 학교 적용 말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북구보건소는 최근 입고된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를 시험 확인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자가 진단키트는 면봉으로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 진단 시약에 넣는 방법으로 양성 여부를 판단한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1.04.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학교 시범 도입을 거론한 신속항원검사 기반의 자가검사키트를 반대하는 교원단체 성명이 잇따른다. 서울시교육청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전날 오 시장의 자가검사키트 학교 적용 방침에 대해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안전과 학교 방역의 안정을 위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자가검사키트는 민감도가 17.5%~29%에 불과해 위(거짓)음성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결과를 믿었다가 학교 내에 (감염을) 전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양성이 나와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해야 하는 등 학교 적용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중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신속항원검사 기반의 SD바이오센서 진단키트와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코로나19 진단 능력을 비교한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에 최근 게재했다. 올해 1월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 예정인 9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한 결과. PCR검사와 비교해 SD바이오센서 사 키트의 민감도는 17.5%였다. 양성을 양성으로 찾아낼 수 있는 민감도가 낮아 코로나19 감염자가 음성으로 진단될 수 있다.

서울교사노조는 자가검사키트가 도입돼도 등·하교를 반복하면서 매일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고, 비용 대비 실효성도 낮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사노조는 "학교는 시범사업 대상이 돼서는 안 되고 학교 방역 대책에 큰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키트의 안정성과 실효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학교에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에게도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전국보건교사노조도 같은 입장이다. 이들은 등교 인원 밀집도 완화와 개인방역수칙 준수를 중심으로 한 학교 방역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보건교사노조는 전날 성명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는 완전히 새롭거나, 이 상황을 타개할 완전히 훌륭한 방안은 없다"며 "자가검사키트는 정확도와 민감도가 낮아 코로나19 감염 유무에 대한 진단 결과 신뢰성이 없어 무용하다"고 밝혔다.

등교를 돕자고 도입한 자가검사키트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선아 보건교사회 부회장(서울 송정중 보건교사)은 15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학교는 문을 닫아야 되기 때문에 학생들 등교수업을 확대하려다가 오히려 등교를 못 하게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을 때 오히려 학생들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해이해질 가능성이 있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학교에서 검사했는데 양성이 나왔을 때 저희가 보안을 유지한다고 해도 아무래도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서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학교에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중앙 정부에도 도입을 건의했고, 다음주 초부터 시범사업 범위와 시행 방침을 협의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오 시장 발언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정부와의 협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경기도교육청 소속 보건교사 코로나19 의료봉사 참여 현장.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1.1.24. pjd@newsis.com

자가검사키트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3~6시간이 걸리는 PCR과 달리 검사 시간을 15~30분으로 단축할 수 있지만 증폭 과정이 없어 미량의 바이러스는 검출할 수 없다.

서울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한 업체의 신속항원검사키트를 통해 음성을 음성으로 확인해내는 특이도는 100%였지만 양성을 양성으로 찾아낼 수 있는 민감도는 17.5% 수준으로 낮았다.

최근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방역 업무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는 교원단체 성명도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달 18일~23일 전국 2223명의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방역업무 담당 실태조사' 결과를 전날 공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교내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업무를 혼자 담당했다고 답한 교사는 28.9%로 나타났다. 방역물품의 구매, 검수, 배부와 관리는 응답자 93.1%가 혼자 맡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보건교사 90.2%는 학교위생관리 등 행정잡무 해결, 72.7%는 보고사항 간소화를 교육 당국이나 학교가 지원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건강검진의 유예를 요구하는 보건교사는 68.7%였다.

보건교사노조도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학생건강검진을 유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윤희 보건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전날 성명에서 "코로나19로 병의원에서 학생건강검진을 회피하고 있어 몇몇 소수 기관으로 몰린다"며 "한 학교 확진자 발생시 건강검진으로 인해 시내 전체 학교로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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