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라젠 인수 이유? 항암 최고 기업으로 키운다"
코스닥 상장회사 엠투엔이 신라젠을 인수한다. 엠투엔은 철강재 포장용기를 만드는 회사다. 대부업체 리드코프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엠투엔은 지난해 바이오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뒤 올해 신라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선 엠투엔의 바이오 사업 추진에 의심의 눈길이 있다.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기업이 거래정지 상태인 신라젠을 인수한 덴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냔 시각이다.
엠투엔의 실질적 오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인 서홍민 회장이다. 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디케이마린이 엠투엔 최대주주다. 서 회장 개인은 디케이마린 지분 100%를 비롯해 엠투엔 지분 17.86%, 리드코프 지분 15.28%를 보유하고 있다.
엠투엔이 인수하면 신라젠은 한화그룹 사돈기업이 되는 셈이다.
엠투엔의 바이오 사업은 국내에선 엠투엔바이오, 해외에선 미국 종속기업 엠투엔바이오유에스(M2N BIO US)가 맡는다. 엠투엔바이오는 얀센 출신 박상근 대표가 이끌고 있다.
엠투엔은 미국 신약개발 회사 그린파이어바이오(GFB)와 바이오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GFB엔 20년 이상 제약 업계 경력과 신약 개발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다수 포진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넥타테라퓨틱스 창립을 이끈 아짓 싱 길(Ajit Singh Gill) 대표를 포함해 스티브 모리스 박사, 마이클 와이커트 박사, 데이비드 가넬레 박사 등 연구개발 및 규제 전문가가 GFB에 합류했다.
GFB는 초기 단계 신약 후보물질을 인수해 R&D(연구개발) 성과를 낸 뒤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하는 사업 모델을 추구한다. 엠투엔과 GFB는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라젠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엠투엔과 GFB가 손을 맞춘 결과다.
아짓 싱 길 대표는 넥타테라퓨틱스의 기업가치가 1000만달러(약 112억원)에서 24억달러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바이오 업계 전문가다. 넥타테라퓨틱스가 직원 수 4명일 때 합류해 800명 이상이 일하는 기업으로 키웠다. 화이자, 백터 등 글로벌 제약기업과 여러 방면에서 협업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엠투엔의 신라젠 인수에 대해 "신라젠은 매우 뛰어난 바이오 기술 회사"라며 "파이프라인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라젠 인수로 잠재력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연구개발 인력과 임상 3상까지 진행한 경험 및 노하우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신라젠이 그동안 확보한 연구개발 성과를 보면 항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플랫폼의 선두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특히 엠투엔과 신라젠, GFB의 협업으로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신라젠은 뛰어난 과학기술이 있는 반면 약물개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임상 디자인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었다"며 "엠투엔은 전략적투자자로 바이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GFB는 바이오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다수의 연구개발 전문가가 포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엠투엔의 자본력, GFB의 경험과 기술력이 신라젠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라젠의 대표 파이프라인 '펙사벡'의 추가 임상 3상 진행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리제네론과 신장암 2상 등 다른 암종에 대한 연구의 POC(개념증명) 및 라이선싱 아웃(기술수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아짓 싱 길 대표는 "펙사벡의 임상 3상을 다시 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펙사벡의 연구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 및 분석하고, 이후 임상 3상을 추가 진행할지 아니면 잠재력을 갖춘 다른 파이프라인을 선별해 투자하고 연구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또 "신라젠은 신약 후보물질을 잘 찾는 회사로, 현재 보유한 파이프라인에 대해 GFB 전문가들도 획기적이라고 판단했다"며 "GFB의 신약 연구개발 전문 역량과 엠투엔의 자본력을 신라젠의 여러 파이프라인에 투입해 가치를 높여 기술이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GFB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어떻게 높이고, 어떤 파이프라인이 어떤 글로벌 제약사에 적합한지 등을 잘 아는 회사"라며 "GFB의 신약 후보물질 인수, 투자, 연구개발, 기술이전 등 경험이 신라젠의 재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의 효율성뿐 아니라 어떤 전략으로 어떤 파트너에게 어떤 연구 자산을 매각하느냐에 따라 거래의 규모나 가치가 확 달라진다"며 "그 경험과 노하우를 GFB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항암 바이러스 권위자 하워드 카프만(Howard Kaufman) 박사의 지원도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특히 항암 바이러스와 관련한 세계 최고 권위자인 하워드 카프만 박사가 엠투엔에 합류한다"며 "신라젠을 항암 바이러스 분야 최고 기업으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신라젠의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신약 개발은 자본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며 "엠투엔은 오랜 시간 바이오 사업을 구상하고 준비한 기업으로, 우량한 자본력으로 신라젠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FB는 전문적인 연구개발 역량으로 신라젠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이고 엄선한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제공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신라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비평도 곁들였다.
아짓 싱 길 대표는 "바이오 기업은 지속적인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파이프라인 연구로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신라젠의 경우 펙사벡과 새로운 항암바이러스 사이에 개발 단계의 격차가 있어 추가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해 공백을 채우는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또 "당장 신라젠의 거래 재개가 최우선 과제"라며 "신라젠 경영진과 함께 거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짓 싱 길 대표는 엠투엔과 신라젠, GFB가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라젠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야 하고, 엠투엔은 최대한 빠르게 바이오 사업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GFB는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를 내고 추가로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 회사가 각자의 위치에서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동안 시장에서 엠투엔의 바이오 사업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지만, 신라젠 인수를 통해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대한다"며 "엠투엔과 GFB는 신라젠의 신약 개발뿐 아니라 주주가치 향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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