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자력안전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검토 발표 1년 뒤에야 TF 조직
15일 원안위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강화를 위해 2019년 10월 원안위 조직 내에 TF가 설치됐다. TF 정식 명칭은 ‘일본 후쿠시마 대응팀’으로 방사선방재국 과장 이하 3명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원 1명 등 4명으로 조직됐다.
문제는 TF 설치 이전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과 관련한 업무를 직제 상 직원 1명이 혼자 담당했다는 점이다. 직원 1명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무량이 많은 상황이었지만 직제 편성은 없었다. 대신 다른 부서 직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오염수 대응 업무를 지원하는 형태가 지속됐다.
이 같은 기형적인 업무 체계가 이어진 끝에 원안위는 2019년 10월14일 후쿠시마 대응 TF 설치를 결정하고, 오염수 대응 업무를 공식화했다. 일본의 후케다 도요시 원자력규제위원장이 2018년 10월5일 “오염수 희석 후 해양 방출이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밝힌 지 1년이 지난 뒤에야 전담 대응팀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발족된 TF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을 위한 대책 수립 및 자료 수집, 관계부처 협의와 같은 현안 대응을 담당했다. 설치 6개월 뒤 TF는 활동을 종료했고, 원안위는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5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업무를 원안위 내 환경방제과가 전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원안위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국무총리실 직속 기관이라는 점에서 공식 대응이 늦어진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원안위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과 관련해 한‧중‧일 원자력안전고위규제자회의 등을 통해 일본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며 국제사회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울러 오염수가 국내에 유입될 것에 대비해 해수 방사능 감시 체계를 운영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중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안위 해명이) 핑계는 되겠지만 결국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정부 내에) 일본의 결정에 벌써 동의하거나 일본이 발표하는 숫자를 액면 그대로 믿겠다는 분위기가 있다면 그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그동안 잘하지 못했더라도 앞으로 방류까지 2년이란 시간이 있으니 정부가 일본 정부, 도쿄 전력을 설득해 오염수가 절대 일본 영토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한중일은 원전 밀집도가 높아 원전 사고는 언젠가 날 수밖에 없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해 향후 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는 관행을 이번 기회에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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