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미국 대표단 접견 '대만해협 평화 의지' 전달에 사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5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비공식 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출처: 대만 총통부 홈페이지 캡처) 2021.04.15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이 미국과 대만 간 교류 확대에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견한 비공식 대표단을 만나 미국 정부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한다고 거듭 천명한데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연합보(聯合報)와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은 이날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도드 전 상원의원,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차관으로 이뤄진 미국 비공식 대표단을 접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관여 의지를 전달받았다.

차이 총통은 회담 모두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처음 대만을 찾은 대표단으로 미국 초당파가 대만을 지지하고 대만과 미국 간 관계가 계속 깊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대만이 한층 신뢰할 만한 동반자가 됐다며 미국과 무역투자협정(TIFA) 교섭을 조기에 재개하는 등 쌍방 무역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언명했다.

또한 차이 총통은 중국군이 대만 주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하는데 사의를 표한다"며 "대만은 미국을 비롯해 이념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언명했다.

이에 대해 도드 전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의 국제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미국 비공식 대표단은 오후에는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을 예방하고 저녁에는 차이 총통 주최의 만찬에 참석하고서 16일 대만을 떠난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과 당국자 간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지침을 만드는 등 양측 간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번 비공식 대표단 파견은 그 일환이다.

미국 고위 관계자는 대표단이 미국의 방위지원을 명기한 대만관계법 제정 42주년에 맞춰 대만을 방문했다며 초당파 비공식 대표단을 대만에 보내는 '전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오랫동안 대만과 우호관계를 맺고 바이든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경험 풍부한 3명을 대표단으로 뽑은 건 대만, 대만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신호"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지난 13일 미국이 대만 당국자와 접촉 제한을 완화하는 지침을 발표한데 대해 "불장난을 중단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에 엄정히 항의했다면서 "어떤 형태의 미국과 대만 당국자 간 접촉도 즉각 멈추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히 처리해서 미중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파괴적인 영향과 타격을 주는 잘못된 신호를 대만독립 세력에 보내질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