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토털풋볼] 헤이 주드(Hey Jude)

이형주 기자 2021. 4. 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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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유럽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47번째 이야기: 헤이 주드(Hey Jude)

주드야,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Hey Jude~ don't make it bad~). 가사 그대로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15일(한국시간)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BVB 스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8강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도르트문트는 1,2차전 합계 2-4로 대회를 마무리했고 맨시티는 4강에 올랐다. 

헤이 주드는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의 명곡 중 하나다. 빌보드 핫 100 9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쉬운 가사와 잔잔한 선율로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사랑받는 노래 중 하나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도입부다. 폴 매카트니가 헤이 주드라도 읊조리는 "Hey Jude~ don't make it bad~"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 자연스레 노래로 빠져들게 된다. 해당 도입부를 "주드야,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름이 Jude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17ㆍJude Bellingham)에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이번 도르트문트와 맨시티의 8강 대진이 결정된 뒤, 도르트문트는 명백한 언더독(전력 상 열세에 있는 팀)이었다. 기본적인 전력도 맨시티에 밀리는 데다 공격의 에이스 격인 제이든 산초, 중원 살림꾼 악셀 비첼 등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책이 필요했다.

원래 올 시즌 도르트문트는 4-2-3-1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하는 팀이다. 포백과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후방을 맡아주고, 이를 통해 2선 3명과 엘링 브라우트 홀란드가 상대 수비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공격에서는 2선의 파괴력이 중요한데 그 핵심인 산초가 이탈한 것이었다. 

이번 맨시티와의 8강 두 경기서 4-3-3을 꺼내든 에딘 테르지치 도르트문트 감독 대행

이에 에딘 테르지치 감독 대행은 이번 맨시티와의 1,2차전에서 4-2-3-1 포메이션이 아닌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2선의 파괴력에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미드필더를 한 명 늘린 것이다. 엠레 찬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궂은일을 담당하고, 벨링엄과 마흐무드 다후드 두 젊은 미드필더가 활동량을 보이며 중원을 장악해 상대를 잠식하겠다는 의도였다. 

결국 원했던 4강행은 이루지 못했지만 테르지치 대행의 이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전력상 열세에 있던 도르트문트가 맨시티와 호각으로 다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도르트문트가 있었다. 벨링엄이 뿜어내는 역동성은 맨시티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난 8강 1차전 전반 36분 빠른 압박으로 상대 골키퍼 에데르송 모라에스의 공을 뺏은 뒤 공을 차 넣었지만, 공을 탈취하는 순간 에데르송 골키퍼가 벨링엄을 찼음에도 반칙이 선언되며 골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는 경기 후 많은 논란을 낳았다. 논란이었지만, 어찌됐든 벨링엄의 역동성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번 8강 2차전 양 팀 선발 라인업. 도르트문트 4-3-3이 눈에 띈다

이날 2차전에서도 벨링엄이 맹활약을 펼쳤다. 상대 진영에 올라가 있던 그는 미드필더 짝꿍 다후드의 슈팅이 후벤 디아스를 맞고 나오자 다시 잡아 감아차기로 득점했다. 도르트문트는 이 골로 4강 진출 조건을 갖췄으나 엠레 찬의 핸드볼 파울이 나오며 무너졌고 결국 경기도 1-2로 패하고 만다. 

두 경기 모두에서 이기지도 못했고, 그로 인해 4강행을 만들지도 못했지만 벨링엄의 활약만은 인상적이었다. 

벨링엄은 2003년 생으로 현재 17세에 불과한 선수다. 버밍엄 시티 유스 출신인 그는 1군 데뷔에도 성공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 도르트문트로 이적할 때 팀 재정에 큰 보탬이 돼 버밍엄 영구 결번이 되기도 했다.

그런 벨링엄이 분데스리가에도 안착하고 있는 한편, 별들의 무대라는 이번 UCL에서도 활약을 보인 것이다. 단 17세의 선수가 해냈다기에는 믿을 수 없는 성과들이다. 

4강 진출이 몇 백배는 더 좋았겠지만, 선수 개인으로 볼 때는 너무 나쁘게만 보지는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도르트문트를 위해, 또 축구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궁무진하다. 이에 "Hey Jude, don't make it bad"은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제작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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