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학교 선배의 28시간 밤샘 폭행..저항도 못하고 숨진 후배

삽화=이지혜 디자이너

원룸에서 함께 살던 후배를 밤새 때리고 베란다로 내쫓는 등 가혹행위를 해 숨지게 한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박근정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19세에 불과한 피해자는 범행에 취약한 농아자로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다가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유족은 정신적 피해 또는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커다란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11월14일까지 전북 정읍시 한 원룸에서 함께 지내던 B씨(20)를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농아학교 선후배 사이로 만나 절친했던 두 사람은 지난해 9월부터 원룸에 함께 살게 됐다.

이후 A씨는 B씨가 공동 생활 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원룸 내부에 CCTV를 설치해 외부에서도 B씨의 행동을 감시했다.

특히 A씨는 지난해 11월12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약 28시간 동안 B씨를 무차별 폭행한 뒤 베란다로 내쫓고 음식도 주지 않았다.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A씨는 B씨의 얼굴에 호스로 물을 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씨는 추위와 배고픔, 폭행으로 인한 고통 등에 시달리다 숨졌다.

A씨는 당초 경찰에 혐의를 부인했으나 B씨를 감시하기 위해 직접 설치한 CCTV 영상으로 덜미가 잡혀 범행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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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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