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50% 동결.."올해 성장률 3%대 중반"(종합2보)
"세계경제 성장세 빨라져..국내 소비심리 되살아나기 시작"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서영빈 기자 =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4차 대유행 초입에 들어서며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다만 한은은 국내외 경제 회복 흐름이 이전보다 강화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3.0%에서 3%대 중반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겠다는 뜻을 함께 내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4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기존의 1.25%에서 0.75%로 내리는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다. 이후 같은해 5월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로 낮췄다. 이후 올해 4월까지 총 7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했다.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번 한은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채권 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을 공개하고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실시,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회복 흐름이 강화됐다"며 "국내경제는 회복세가 다소 확대됐다.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으며, 민간소비는 부진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직전에 열린 2월 25일 금통위 통방문에서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이동제한조치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더딘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며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했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외 경기가 더욱 밝아졌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에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두고 지난 2월 통방문에서는 "지난 11월에 전망한 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가 이번 4월 통방문에서는 "금년중 GDP 성장률은 지난 2월에 전망했던 수준(3.0%)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변경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3%대 중반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1분기를 지나 몇달간의 움직임을 볼 때 3%대 중반은 얼마든지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도 대외여건 개선에 기인한다. 특히 미국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있었고, 그에 힘입어 세계경제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다"며 "IT(정보통신) 경기도 한층 강화되고 있어서 우리 수출과 설비투자증가세가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지난달말부터 집행되고 있는 추경도 내수진작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해 올해 2분기 중 2%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에는 다소 낮아져 1%대 중후반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은은 현행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전망이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며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여지는 더욱 좁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있고 백신 접종속도가 아직 2%대에 머물러있는 것은 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보다 더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백신 보급도 접종비율은 낮지만 정부가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 역시 이번 통방문에서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며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 유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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