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암호화폐 내재가치 없어..GDP 3%중반"(종합)
암호자산 내재가치 없고 리스크 커
잠재성장률, 코로나19 전보다 낮아
국고채, 상반기 중 5조~7조원 매입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암호자산)가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제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15일 오전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암호자산이 지급수단으로 제약이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암호자산은 투기자산으로 생각하고 있고 팩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자산은 가치의 적정 가격을 상정하기 대단히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 관련 대출이 부실화 될 수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했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14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가상화폐는 투기수단으로 아직 결제수단은 아니"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올해 연간 성장률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 뿐 아니라 국내 경제 움직임을 볼 때 3% 중반은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올해 GDP 성장률을 3%로 제시하고 있는데, 5월 열리는 금통위에서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이 대규모 경제 부양을 하고 있는 등 세계 경제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고 국내 경제도 수출과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당초 전망보다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되살아 나기 시작했고, 추경도 내수 진작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진정세가 사그라 들지 않고 있고 백신접종률도 2.3%로 낮은 점은 우려스럽지만 정부가 다각도로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하반기 백신 보급도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데 상당히 불확실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1년여의 코로나 충격 속에서 고용이 악화됐고,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저하됐다는 여건을 감안하면 잠재성장율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0.5%로 7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번 금리동결은 금통위원 7명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에 따른 경제 회복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가 안정적 회복세가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때 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 변화에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한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코로나 전개 상황과 백신접종 등 경제에 영향에 주는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고 경제 회복세 안착에 대한 확신이 어려운 만큼 현재로서는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경제 흐름은 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접종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출이 호조를 유지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민간소비도 부진이 완화됐다"며 "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뤄질지에 따라 경제 흐름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매입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매입하겠다고 했었는데 발표한 계획에 따라 단순매입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며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할 계획이고 매입시기는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할 계획이다. 발표한 계획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한은은 올 상반기 중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달 초 이중 2조원을 매입하면서 현재 3조~5조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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