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오세훈표 민간개발 vs 강북은 공공개발..둘로 쪼개진 서울

이훈철 기자 2021. 4. 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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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시, 각각 개발 방식 독자노선 고집
전문가 "공공-민간 개발 조화 이뤄야..강남에도 공공 개발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국무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전에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간이진단키트의 신속한 사용허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주택 가격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 등을 요청했다. 2021.4.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2·4 공급대책의 일환으로 공공 개발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주도 개발은 강남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반대로 민간 개발방식은 강북지역을 외면한 채 강남에만 집중돼 자칫 서울 땅이 개발 방식을 놓고 둘로 나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남에서도 성공사례가 나와야 하며 민간과 공공 개발 방식의 조화도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14일)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2·4 대책) 중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2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서울 강북구 미아역 동·서측, 동대문구 용두역·청량리역 인근 등 13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강남지역 아파트, 민간 재건축 추진…강북은 공공 개발

앞서 발표된 1차 후보지 21곳에 이어 2차 선도사업 후보지 13곳이 추가되면서 선도사업 후보지는 총 34곳으로 늘어났다. 다만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공공 재개발·재건축과 도심복합개발사업 후보지 중 강남지역은 단 2곳에 불과하다.

1·2차 선도사업 후보지를 보면 강북구가 1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은평구 9곳, 도봉구 7곳, 동대문구 2곳이다. 영등포구 4곳과 금천구 1곳이 포함됐지만 이들 지역은 지리상으로 한강 이남에 위치해 있을 뿐 이른바 강남권으로 불리는 동남권 지역에는 속하지 않는다.

2차까지 발표된 공공재개발 후보지도 16곳 중 11곳이 강북에 위치해 있으며 3곳은 서남권으로 분류됐다.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 지역에 포함된 후보지는 송파구 거여새마을과 강동구 천호A1-1 구역이 둘 뿐이다.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 조치로 발표된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 5곳도 Δ영등포구 신길13구역 Δ중랑구 망우1구역 Δ관악구 미성건영아파트 Δ용산구 강변강서아파트 Δ광진구 중곡아파트 등으로 동남권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강남지역은 민간 개발이 추진되거나 한창 진행 중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2구역(신현대 9·11·12차)이 지난 12일 조합 설립 인가를 받으면서 압구정 재건축 6개 구역 중 절반이 조합을 설립하게 됐다. 2구역과 비슷한 시기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한 3구역(현대1∼7, 10·13·14차·대림빌라트)도 이번 주 내로 결과를 통보 받는다. 4구역(현대8차, 한양 3·4·6차)과 5구역(한양1·2차)은 지난 2월 인가를 받았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대7차 아파트는 80억원의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뿐 만 아니라 송파구에서는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진행 중이며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단지 전체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여의도 재건축 단지 등도 오 시장의 당선으로 재건축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사업성 떨어지는 곳 공공이 나서야"…"강남 빠진 공공 개발 성공 못 해"

전문가들은 공공과 민간개발의 조화가 필요하다면서도 민간과 공공 개발이 동시에 추진되는 데 대해 우려도 나타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과 민간,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 주택공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자체적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운 곳에 우선적으로 공공이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이런 곳들은 사업성과 주민동의 등 실제 사업추진이 쉽지 않더라도 공공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공공재개발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 개발 후보지에 강남이 대부분 빠진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향후 공공 재건축 사업의 공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선도사업에서 제시된 소규모 단지 외에 상징성 있는 강남권, 목동, 상계·중계·하계동 등 1970~1980년대 준공해 재건축이 도래한 대규모 사업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오 시장 당선 후 민간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정부의 공공개발과 충돌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 연구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이 당선되면서 민간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관공서 인허가만 득한다면 바로 민간정비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곳은 민간 재개발·재건축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이런 지역은 당연히 공공재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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