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공동망 사용..2024년까지 농·어촌에 5G 제공

안하늘 2021. 4. 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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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읍·면 지역에서 원활한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적어도 2024년까지 기다려야 될 전망이다.

그때까지 최신 5G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비싼 5G 요금을 내면서도 4G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국 85개 시에 위치한 백화점과 공항 및 유동인구 밀집 거리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4,516곳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2792곳(61.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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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타이틀 때문에 인프라 충분치 않은 상태서
비싼 5G 요금제부터 판매, 비난도..피해는 소비자 몫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세계 최초 일반용 5G 서비스를 개통한 2019년 4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5G 단말기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시골 읍·면 지역에서 원활한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적어도 2024년까지 기다려야 될 전망이다. 그때까지 최신 5G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비싼 5G 요금을 내면서도 4G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 '세계 최초'란 타이틀에 집착한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전에 5G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3사는 15일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2024년 상반기까지 전국 131개 읍·면을 대상으로 5G 기지국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인구 밀도가 낮은 해당지역에선 개별 통신사의 5G망 구축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5G 구축 마무리 시점은 전국 85개 시·도지역은 2022년까지, 읍·면 지역은 2024년까지 각각 기다려야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속도' '커버리지' 모두 세계 최고라지만...소비자는 '속은 기분'

5G는 개통 첫 날부터 어수선했다. 2019년 4월 3일 밤 11시 정부와 통신3사는 갑작스럽게 5G 개통과 함께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갔다. 당초 5G 상용화는 5일로 예정됐지만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이 상용화 일정을 앞당긴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개통 시기를 당긴 것이다.

개통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5G 서비스가 부분적으로 운영되면서 이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통신3사를 통해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5G 전용으로 나오는 만큼 소비자들은 비싼 5G 요금제 가입을 강요받고 있다.

통신사들은 현재 국내 5G 서비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와 넓은 이용범위(커버리지)'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정부와 통신사는 2년 전 상용화 당시 5G의 초당 전송 속도가 20기가비트(Gb)로 지금보다 20배 빠르다며 대대적인 광고에 나섰지만 지난해 하반기 기준 통신 3사의 5G 평균 초당 다운로드 속도는 690메가비트(MB)에 그쳤다. 이들은 당시 광고 문구에 대해 "기술 표준상 이상적인 속도"라고 변명했다.

커버리지 역시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국 85개 시에 위치한 백화점과 공항 및 유동인구 밀집 거리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4,516곳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2792곳(61.8%)에 그쳤다.


5G 콘텐츠도 부족…"약정만 끝나면 4G로 옮긴다"

5G로 할 만한 콘텐츠도 부족하다. 통신사들은 5G를 상용화하면서 클라우드 게임, 가상현실(VR) 서비스 등을 내놨지만 기대 이하다. 이에 정부와 통신사는 5G를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산업환경에 우선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보급 속도가 더디다. 초고속·초저지연이 가능한 5G 고주파(28GHz) 대역은 비용과 기술상 문제로 통신사와 정부가 서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 움직임도 보인다. 네이버 카페 '5G 피해자모임'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5G 통신 품질 불량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T타워 앞에서 열린 '5G 피해자 집회'에서는 "집도 다 짓지 않고 월세를 받은 격"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2년 전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5G를 가입했던 직장인 김종호(33)씨는 "2년 약정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며 "기존 5G 서비스를 해지하고 알뜰폰 4G로 갈아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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