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소리" "폭력적 언행".. '강성 지지층' 두고 與 내홍

이동수 2021. 4. 1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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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원내대표, 당 대표 선거로 지도부 교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을 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또 다른 친문 핵심 윤호중 의원도 앞선 토론회에서 강성 대신 '열성 지지층'이라 표현하며 "당내 민주주의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는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이 재보선 패배 이후 당 혁신을 저해하는 과격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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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당내 민주주의의 하나" 강조
조응천 "주눅들게 하려는 의도 보여"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왼쪽), 조응천 의원.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원내대표, 당 대표 선거로 지도부 교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을 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친문(친문재인)계 후보들은 당내 의사결정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주류 진영에선 당내 자유로운 토론 문화를 저해한다며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친문 핵심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어떻게 보면 정치인 중에 문자 폭탄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 중 하나”라며 “(문자 폭탄은) 민심의 소리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또 다른 친문 핵심 윤호중 의원도 앞선 토론회에서 강성 대신 ‘열성 지지층’이라 표현하며 “당내 민주주의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다른 의견이라고 불편해하거나 욕설·폄하 발언은 되도록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친문계의 이같은 인식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자신의 지지층이 상대 후보 측에 보낸 문자 폭탄을 ‘양념’에 빗대며 적극적 의사 표현의 한 방식으로 인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문자폭탄에 대해 “그런 일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들”이라며 “우리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문자폭탄에 면죄부를 내려준 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는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이 재보선 패배 이후 당 혁신을 저해하는 과격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당내 ‘친문 2선 후퇴론’을 가장 먼저 주장한 조응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을 수수방관할 건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의원은 지난 13일 나온 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성명서에 대해 “어렵게 입을 뗀 초선의원들에 대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언사로 주눅 들게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초선의원 5인이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반성문을 쓰자, 일부 권리당원들은 이들을 ‘초선 5적’으로 규정하며 “배은망덕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게재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이어 “영향력이 큰 몇몇 셀럽들이 초선의원 다섯 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 시켜 좌표를 찍고 ‘양념’을 촉구했다. 실제 문자 폭탄이 또 쏟아졌다. 그 와중에 맷집이 약한 많은 의원들은 진저리치며 점점 입을 닫고 있다”며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은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소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다수 당원과 뜻 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86그룹 박완주 의원도 전날 본지 인터뷰에서 강성 지지층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므로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면서도 “강성 지지층이 주요 현안마다 의원들을 거세게 압박하고 의견이 다른 구성원이 제 목소리를 내기 주저했다는 점은 건강한 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강성 지지층의 입장이 과대 대표돼 당의 입장이 된다면 민심과 괴리가 생길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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